'신사업에 진심' 구광모 체질개선 통했다...LG전자 3분기 실적 '날개' (종합)
가전·전장 '콤보'로 올해 역대급 실적 기대
B2B 확대, 콘텐츠·서비스, 신사업 등 시너지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럽 및 중동발 전쟁으로 인한 가전 불황에도 장밋빛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의 질주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장 사업의 고공성장이 글로벌 외풍을 견뎌내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올 3분기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H&A(생활가전)사업본부와 VS(전장)사업본부는 각각 영업익 5045억원, 1349억원을 견인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각각 7조4574억원, 2조 50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 3분기 LG전자 전사 매출액 20조7094억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금액이다. 영업익의 경우 전사 영업익(9967억원) 대비 무려 64%를 차지한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생활가전은 전년 대비 영업익이 30% 이상 늘었고, 전장의 경우 10년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이어 실적 선방에 성공한 LG전자는 향후 4분기에도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며 올해 역대급 실적을 이루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전년 동기 및 직전 분기 대비 30% 증가한 영업익, 1조원 육박
LG전자는 27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0조 7094억 원, 영업익 9967억 원의 확정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익의 경우 전년 동기 및 직전 분기 대비 30% 이상 늘어 당초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LG전자는 HVAC(냉난방공조) 등 B2B 사업 확대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LG전자 매출에서 B2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경기둔화와 수요감소가 지속되는 여건 속에서도 3분기 최고치인 전년 동기에 버금가는 수준의 역대급 매출액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B2B는 통상 소비자대상 사업 대비 상대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데다, 일단 한 번 궤도에 오르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아울러 그간 성숙 사업으로 평가 받던 가전, TV 등에 콘텐츠/서비스, 구독과 같은 Non-HW 영역을 결합하는 사업모델 혁신도 높은 수익성에 크게 기여했다. 기존에 일회성 매출에 그쳤다면, 이제는 전 세계 고객이 사용중인 수억 대 제품을 플랫폼으로 삼아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로의 변화에 성공했다.
LG전자는 이번 호실적의 배경으로 ▲B2B 성장 ▲Non-HW 사업모델 외에도 ▲신사업 확보가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내년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 확대를 위해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굳건한 생활가전에, 질주하는 전장 사업
사업부별로 보면 H&A(생활가전) 본부는 3분기 매출액 7조4574억원, 영업익 504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연말 성수기에 앞서 이뤄진 마케팅 자원투입 확대에도 생산, 구매, 물류 등 오퍼레이션 전반의 경쟁력이 높은 수익성을 견인했다.
VS(전장) 본부는 3분기 매출액 2조5035억원, 영업익 13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분기 기준 최대, 영업익은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이 올해 처음 연간 매출 10조원 규모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생활가전과 함께 주력사업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기반으로 매출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등 성장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장 수주잔고는 연말 기준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3조5686억원, 영업익 11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었지만, 연말 성수기에 앞선 판매 확대로 직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마케팅 자원 투입 효율화와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 성장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했다.
IT 및 전기차 충전 등의 사업을 총괄하는 BS사업본부는 IT 수요 둔화로 매출액 1조3309억원, 영업손실 205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노트북과 PC수요가 저점이고 연말부터 점차 성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신사업으로 육성중인 전기차 충전 사업에 대한 투자도 중단 없이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사업 체질 개선 가속화
향후 4분기 및 내년에도 수요 회복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 판로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것이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LG전자는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4분기 시장환경은 본격 성수기 진입으로 전분기 대비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 영향으로 전반적인 경쟁 강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당사는 유통과 최적화된 협업 체계 기반으로 성수기 수요 대응 및 효율적 마케팅 집행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제유가 및 물류비 등 잠재적 원가 인상 요인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함께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 및 효율적 비용 집행, 원가 구조 개선 노력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며 "B2B 사업군 성장 확대, 권역별 포트폴리오 개선, 비(非) 하드웨어 사업의 성장 등 사업 구조 개선을 지속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 가전업체들의 맹추격에도 맞춤형 전략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김이권 H&A 사업본부 상무는 "향후 중국 가전은 그간 저가형에서 탈피해 제품력 브랜드 강화에 더불어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이에 대응해 국가별 동향과 당사 경쟁력 종합 진단해 국가별 맞춤형 전략 수립하고 자원투입 우선순위도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업체 추격 속도를 판단해 집중해야 할 시장을 정하고 브랜드, 제품, 가격 경쟁력 및 유통 커버리지를 종합 진단해 국가별 장기 전략과 중장기 전략을 명확히하는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며 "기존 가전 사업에선 경쟁 격화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지만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통해 현재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VS(전장) 본부는 전기차기반의 고부가가치 수요에 힘입어 고속 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VS 사업본부는 수주 경쟁력 강화 및 사업 기회 확보를 위해 주요 완성차 업체 및 자동차 공장이 밀집한 멕시코 중부 라모스 아리즈페 지역에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생산시설을 구축한 상태다. 지난 9월부터 모터, 인버터 등의 양산을 시작했다.
HE 사업본부의 경우 기존 TV 중심의 하드웨어 사업에서 콘텐츠와 서비스를 결합한 미디어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콘텐츠 및 서비스 사업 모수(母數)가 되는 웹(web)OS TV는 2026년 3억 대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BS 사업본부의 경우 신제품 및 전략제품 판매확대로 매출 성장을 추진하고 B2B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함과 동시에 효율적 자원 투입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IT의 경우 4분기 소폭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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