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 잃은 그녀의 노래, 재해의 상처를 보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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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걸면 답은 하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이는 한 여성이 있다.
하지만 노래할 땐 그 누구보다 강렬한 음색과 성량으로 사람들을 매혹시킨다.
처음에는 그의 노래 때문이었고, 다음은 사람 자체가 풍기는 묘한 매력 때문이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가족을 잃고 터전마저 잃은 키리에가 음악으로 구원받고, 그를 통해 주변 사람들 또한 모종의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주제 의식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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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필 기자]
▲ 영화 <키리에의 노래> 과련 이미지. |
ⓒ 미디어캐슬 |
말을 걸면 답은 하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이는 한 여성이 있다. 하지만 노래할 땐 그 누구보다 강렬한 음색과 성량으로 사람들을 매혹시킨다. 어떤 사연 때문인지 늘 침묵을 일관하는 키리에(아이나 디 엔드)에게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의 노래 때문이었고, 다음은 사람 자체가 풍기는 묘한 매력 때문이었다.
이와이 슌지 감독 신작 <키리에의 노래>는 제목처럼 음악과 한 사람의 기구한 사연에 집중하는 식이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가족을 잃고 터전마저 잃은 키리에가 음악으로 구원받고, 그를 통해 주변 사람들 또한 모종의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주제 의식을 강화한다.
이야기는 교차 편집으로 구성돼 있다. 키리에의 현재, 즉 일정한 터전 없이 노숙 신세인 그에게 묘령의 한 여성 잇코(히로세 스즈)가 다가와 매니저를 자처하고 길거리 공연을 이어가게 한다. 더불어 컷 전환 방식으로 등장하는 키리에의 과거는 그의 형부(마츠무라 호쿠토)와 어린 키리에를 기억하는 마을 학교 선생님의 대화로 채워진다.
왜 키리에가 고향을 떠나 떠돌이 신세가 됐는지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영화는 그 기구한 사연에 집중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키리에가 스스로를 구원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마찬가지로 떠돌이 신세에 사기 전과까지 있는 잇코는 알고 보니 과거 형부 때문에 알게된 동네 사람이었다. 신분을 세탁한 채 살아가는 잇코는 키리에에게 만큼은 진심이다.
▲ 영화 <키리에의 노래> 과련 이미지. |
ⓒ 미디어캐슬 |
감독이 태어난 고향 센다이는 실제로 2011년 대지진 당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당시 기억으로 감독은 자연재해가 준 상처와 사람들에게서 얻는 위로에 천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2016년 만에 발표한 <립반윙클의 신부>다. 당시 <하나와 앨리스> 이후 12년 만에 신작을 발표할 만큼 텀이 길었는데, 여러모로 감독이 내면으로 여러 번뇌가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키리에의 노래> 또한 동일본 대지진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있다. 전작과 이 작품을 묶어 본다면 재해를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장기 내지는 구원 서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평점: ★★★(3/5)
영화 <키리에의 노래> 관련 정보 |
원제: キリエのうた 감독/각본: 이와이 슌지 출연: 아이나 디 엔드, 마츠무라 호쿠토, 히로세 스즈 외 수입: ㈜미디어캐슬 배급: 이화배컴퍼니 러닝타임: 119분 심의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제작: 키이 무네유키 음악: 코바야시 타케시 일본 개봉일: 10월 13일(금) 국내 개봉일: 2023년 11월 1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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