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이 너무 잘해줘서"…임정호, 주축 아니어도 행복하다 [인터뷰]

최원영 기자 2023. 10. 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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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있어도 괜찮다. 후배들을 든든히 받쳐줄 수 있어서다.

좌완 구원투수 임정호(33)는 NC 다이노스 투수진 내 최고참 라인에 속한다. 포스트시즌 출장 기회는 많지 않지만, 대신 후배들의 투구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특히 중간계투진에서 김영규, 류진욱, 최성영 등이 맹활약 중이다.

임정호는 "동생들이 정말 대견하다. 나는 저 나이일 때 저만큼 못했다"며 "가을야구가 처음인 후배들도 많아 과거 내가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해주려 했다. 중심을 잡아주고 싶었다. 다들 잘해주고 있어 진심으로 기쁘다"고 힘줘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류진욱이다. 1군 네 시즌 차로 필승조의 핵심이 됐다. 올해 처음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류진욱은 "첫 가을야구라 궁금한 점들을 (임)정호 형, (이)용찬이 형에게 많이 물어봤다"고 밝혔다.

임정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두산 베어스전 14-9 승) 때 타선이 점수를 내니 (류)진욱이가 흥분해서 막 날뛰더라. 그래서 '진욱아 너는 8회 등 중요할 때 등판해야 하니 차분히 준비해라. 네가 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해줬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나도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닌데 우리 팀 투수들이 다 젊다. 어떻게 하다 보니 최고참이 됐다. 어릴 때가 좋았는데"라며 미소 지었다.

NC는 올해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다. 5위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는 시즌 3위 SSG 랜더스에 3연승을 거두며 미소 지었다. 올해 포스트시즌 4연승을 질주 중이다.

임정호도 후배들과 짐을 나눠 들었다. 앞서 포스트시즌 총 16경기서 6이닝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그는 "가을야구에서는 무언갈 하려고 하면 안 되더라. 힘이 들어가 오버하게 되기 때문이다"며 "감독님께서 기용해주시는 것에 맞춰 준비하려 했다"고 전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선 8-5로 앞선 8회초 2사 1루 상황서 구원 등판했다. 첫 타자 김재환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중견수 제이슨 마틴이 서두르다 공을 두 차례나 놓쳤다. 마틴의 포구 실책으로 1실점이 추가됐다. 점수는 8-6, 2사 3루가 됐다. NC 벤치는 곧바로 임정호를 내리고 마무리투수 이용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임정호는 "아쉬웠다. 막으려고 등판했는데 이닝을 끝내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고 돌아봤다.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선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임정호는 시즌 막바지 경기력이 그리 좋지 않았다. 팔 상태도 100%가 아니라 걱정됐다. 3차전엔 나갈 것이니 어떤 모습일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10월 8경기 5⅔이닝서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11.12로 흔들렸다. 임정호는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고 몸살도 겹쳤다. 팔 상태가 많이 안 좋기도 했다"며 "날씨가 추워지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너무 못해서 팀에 미안했다. 포스트시즌에 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3차전서 만회했다. 7-6으로 근소하게 앞서던 7회초 2사 1, 2루서 중책을 맡았다. 1⅓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다. 대타 강진성과 1~4번 타자인 추신수, 기예르모 에레디아, 최정, 한유섬을 상대로 결정적인 호투를 펼쳤다. NC는 7-6 승리와 함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임정호는 "안타를 맞더라도 최대한 승부하려 했다. 주자를 내보내지 않으려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그동안 불펜에서 몸을 풀며 경기에 나가고 싶었는데 상황이 안 됐다. 이제야 그나마 후배들의 짐을 나눠 든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오는 30일부터 정규시즌 2위 KT 위즈와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치른다. 지난 25일 준플레이오프를 끝마친 NC는 나흘간 휴식일을 확보했다. 임정호는 "많이 쉴 수 있어 다행이다. 팔 컨디션을 더 끌어올려 좋은 투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별한 마음가짐은 없다. 그냥 감독님께서 내보내 주시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지금껏 해온 것처럼 동생들을 잘 이끌고 형들을 도우면서 멋진 시리즈를 만들어 보고 싶다. 다들 잘하고 있어 하던 대로만 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듯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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