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괜찮다는데 왜 남들이 난리?'…'고릴라 이모티콘' 오나나, "가르나초 그만 욕해!" 일침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가 최근 고릴라 이모티콘으로 잉글랜드축구협회(FA) 징계 위기에 처한 팀 동료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를 옹호했다.
오나나는 27일(한국시간) 개인 SNS를 통해 "내가 무엇에 기분이 나빴는지를 결정하는 건 다른 사람들이 아니다. 난 가르나초가 올린 고릴라 이모티콘이 뜻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다. 그건 힘과 강인함을 뜻한다. 그러니 더 이상 문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오나나가 이렇게 직접 입장을 밝힌 이유는 팀 동료 가르나초가 인종차별로 FA로부터 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가르나초는 지난 25일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FC코펜하겐(덴마크)과의 2023/24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3차전서 1-0으로 승리한 이후 개인 SNS에 오나나의 사진과 고릴라 이모티콘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당시 후반 27분 해리 매과이어의 헤더 선제골이 터지며 1-0으로 앞서간 맨유는 후반 추가시간 코펜하겐에 페널티킥을 내줘 실점 위기를 맞이했으나 골키퍼 오나나의 선방으로 겨우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앞서 2경기에서 2연패를 기록했던 맨유는 이 경기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겨 최하위를 탈출하고 3위에 올랐다.
3경기 전승을 기록한 바이에른 뮌헨이 1위, 1승1무1패, 승점 4를 기록 중인 갈라타사라이가 2위를 차지한 가운데 맨유도 승점 3을 기록하게 되면서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티켓 경쟁을 이어가게 됐다.
결정적인 선방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끈 오나나를 축하하기 위해 가르나초는 경기 후 SNS에 어떠한 문구 없이 선방 직후 모습이 포착된 오나나의 사진과 고릴라 이모티콘 2개만을 게시했다.
이를 본 많은 팬들이 가르나초가 아프리카 출신 오나나를 겨냥해 인종차별을 한 것 아니냐며 논란을 키웠고, 사태를 인지한 가르나초는 곧바로 게시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FA도 이 사실을 파악하면서 가르나초는 인종차별 혐의로 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인 것이다.
경기 후 영국 가디언은 "맨유 유망주 가르나초는 SNS에 오나나의 사진과 고릴라 이모티콘을 게시해 FA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보도하며 FA 조사 결과에 따라 가르나초가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사태가 커지면서 고릴라 이모티콘 당사자 오나나가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오나나는 "내가 뭐에 기분이 나빴는지를 결정하는 건 다른 사람들이 아니다"라면서 당사자가 아닌 타인의 판단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면서 자신은 기분이 전혀 나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계속되면 안 된다"고 인종차별 의도가 없었던 가르나초를 그만 내버려두라고 일침을 가했다.
오나나는 이번 시즌 다비드 데헤아의 대체자로 맨유로 이적한 신입 골키퍼다. 네덜란드 아약스, 이탈리아 인터밀란에서 유럽 정상급 골키퍼로 성장했지만 맨유에서는 이전과 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시즌 인터밀란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도 출전해 맨시티의 공격을 수차례 막아냈던 오나나는 맨유 유니폼을 입은 후 기초적인 실수를 연발하며 신뢰를 잃었다.
팬들은 데헤아를 다시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데헤아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나나는 코펜하겐전 선방으로 영웅이 됐다. 오나나는 경기 후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인터뷰로 겸손한 태도를 보이면서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비로소 맨유 팬들의 신뢰를 받기 시작한 오나나는 난데 없는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리며 좋았던 분위기에 찬물을 맞고 말았다. 일단 본인은 가르나초의 행동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가운데 과연 FA가 가르나초에게 어떤 징계를 내릴지 관심이 쏠리게 됐다.
사진=오나나, 가르나초 SNS, PA Wire/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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