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출산 위기, 정부에 대한 신뢰 감소 영향"

"팬데믹기간 잦은 정책 변화…정책 신뢰 잃어"

중국이 인구절벽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정부에 대한 신뢰 감소가 저출산에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5일 인민대가 주최한 인구 위기 해법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이 인구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량 인민대 교수는 중국 전역에서 각종 출산 장려책이 제시됐지만 정부가 반복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아 단기적으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팬데믹 기간의 잦은 정책 변화가 정부의 신뢰를 갉아먹었다는 지적이다.

신생아실. 기사는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연합뉴스

앞서 중국은 1980년경부터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로 불균형이 발생하자 2016년 이후 '두 자녀 정책'으로 전환한 데 이어 2021년에는 두 자녀 정책을 폐지, '세 자녀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다양한 출산 장려책에도 높은 양육비 부담과 경제 둔화에 따른 취업난 등이 겹치면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작년 중국의 신생아는 956만명으로 둘째 자녀 출산을 허용한 2016년(1867만명)과 비교해 6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신생아 수 감소는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73년 만에 처음이다.

신생아 감소의 영향으로 작년 중국 인구는 14억1175만명으로 전년보다 85만명 줄어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중국의 신생아 수가 700만∼800만명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리팅 인민대 교수는 "가임기 여성과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중국의 인구는 이번 세기말까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출산의 모범 사례를 보여주는 '롤 모델'을 원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유명인들의 이혼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 속 결혼과 가정을 꾸리는 것에 대한 대중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SCMP는 지적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