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장기화에 피로감 커져… 추가 지원 차질

송태화 2023. 10. 2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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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황도 교착 상황에 빠지자 우크라이나를 추가 지원해야 한다는 미국 내 목소리가 점차 작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한 패키지로 묶는 군사 원조안을 제시했지만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내부에서도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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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친트럼프계 중심으로 반대 여론 확산
이스라엘·우크라 지원안 통과 불투명
헝가리·슬로베키아 등 EU도 의견 분분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국민일보DB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황도 교착 상황에 빠지자 우크라이나를 추가 지원해야 한다는 미국 내 목소리가 점차 작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한 패키지로 묶는 군사 원조안을 제시했지만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신임 미국 하원의장은 이날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의 지원을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화당 하원의원들 간 일치된 의견은 우리가 이러한 현안들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폭스뉴스에 말했다. 존슨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진들에게도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언급했다.

로이터통신은 “존슨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지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예산안은 공화당 내에서도 의견이 합치되지 않고 있다. 존슨 의장은 강경한 친(親)트럼프 성향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내 해외 군사 지원에 대한 반대 여론을 주도해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1050억 달러(약 142조원) 규모의 ‘2024 회계연도 긴급 추가 재정 지원안’을 의회에 요청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군사 지원을 한 데 묶었다.

또 불법 이민자 대량 유입을 통제하기 위한 남부 국경 관리 강화 비용과 마약류인 펜타닐 밀반입 단속 비용도 포함했다. 대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 파트너에 전달할 지원액도 반영됐다.

마이크 존슨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에서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된 뒤 동료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존슨 의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다른 공화당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며 재정 지원안의 의회 통과를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존슨 의장뿐만 아니라 공화당 내에서는 친트럼프 강경파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한 대규모 지원은 불가하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내부에서도 거세지고 있다. 친러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신임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억 유로(약 71조4000억원) 규모 장기 지원 패키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르반 총리는 “이 같은 지원안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타당한 안이 나올 때까지 추가적인 지원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했다.

피초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고질적인 부패 등을 추가 지원에 반대할 명분으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더는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지 않을 것이며 인도적 지원에 집중할 것”기아로 언급했다.

극우 성향의 오르반 총리는 그동안 EU가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할 때마다 앞장서 제동을 걸었다. 푸틴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중국에서 열린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정상 포럼을 계기로 푸틴 대통령과 회동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금을 포함하는 EU의 2024~2027년 예산안이 통과되려면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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