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 둘러싸인 전청조 '재벌 연기'…"독서모임서도 억대 사기"
자신을 재벌 3세라고 속여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와 동거하던 전청조(27)씨에게 속아 투자를 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씨의 독서모임 사기미수 사건을 수사 중이다. 김민석 강서구의원은 지난 7일 독서모임 강연에 참석한 20대 수강생을 상대로 “대출을 받아 투자하면 돈을 불려주겠다”고 속여 1500만원을 가로채려 한 혐의(사기미수 등)로 전씨를 지난 25일 강서서에 고발했다.
고발장 등에 따르면, 독서모임 측은 지난 7일 수익형 블로그로 월 최대 800만원 순수익 올리는 방법 등을 강연하며 전씨를 스페셜 게스트로 초대했다. 전씨는 이어진 ‘비공개 주제’ 강연에서 “내가 알려지지 않은 파라다이스시티호텔의 후계자이고 미국 유명 IT회사 대주주”라며 창업 컨설팅을 했다. 이후 전씨가 20대 수강생에게 개별 접촉한 뒤 사기를 시도했다는 게 김 구의원 등의 주장이다. 김 구의원은 독서모임 대표 이씨도 사실상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해 함께 고발했다.
그런데 함께 고발 당한 이씨가 “나도 전씨에게 1200만원을 송금했다. 나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씨는 “지금까지 수강생 가운데 19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금액도 억대”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씨와 함께 남현희씨도 여러 번 만난적이 있었는데, 뭘 물어보려 해도 전씨가 ‘일과 사적인 걸 구분하라’고 막아서 대화를 전혀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구의원은 “전씨와 독서모임 측이 올해 들어선 계속 일을 같이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전씨는 물론 가담자까지 철저히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도 27일 전씨 사기 사건의 고소인을 불러 조사했다. 전씨는 8월 “앱 개발 사업에 투자하면 원금에 이자까지 붙여서 돌려주겠다”며 2000만원을 받은 혐의(사기)로 지난 26일 고소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앱 개발 명목으로 투자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사실 관계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돈을 빌려 달라고 한 차용 사기는 아니고 투자금을 주면 불려서 돌려주겠다고 한 투자 사기 혐의”라고 설명했다.
성남중원경찰서는 남씨에 대한 전씨의 스토킹 등 혐의(스토킹처벌법 위반, 주거침입 등)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26일 오전 1시 10분쯤 남씨의 어머니 집에 찾아가 여러 차례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른 혐의로 전씨를 현행범 체포한 뒤 5시간 뒤 석방했다. 남씨가 원치 않는데도 전씨가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낸 내역에 대한 분석도 진행 중이다. 남씨는 지난 26일 경찰 조사에서 “너무 힘들다. 전씨가 더는 연락하거나 접근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불안을 호소했다고 한다.
경찰은 남씨가 신변보호 요청을 함에 따라 긴급응급조치도 했다. 남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주거지 주변 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전씨로 하여금 남씨 100m 이내 접근금지 등을 조치했다. 중앙일보는 전씨의 휴대전화로 연락해 해명과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본인을 ‘직원’이라고 밝힌 수신자는 “(전청조) 아니라니까요. 잠 좀 자자고요”라며 응하지 않았다.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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