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외교장관, 정상회담 조율…27일에 재차 회담(종합)

베이징=김현정 2023. 10. 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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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중 외교장관이 2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에서 회담을 시작했다. 미·중 모두 이번 회담을 앞두고 ‘건설적 대화’를 강조하고 나서 이번 회담이 양국 정상 간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만나 회담한 뒤 만찬을 함께 하며 협의를 이어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두 장관이 "이견이 있는 영역과 협력을 탐색하는 영역을 포함한 다양한 양자, 지역, 국제 이슈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자국 및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의 이익과 가치를 계속 옹호할 것임을 밝혔다고 밀러 대변인은 설명했다.

밀러 대변인은 "이번 회담은 블링컨 장관의 베이징 방문(6월)과 최근 고위급 회담에 이은 상호 방문의 일환"이라며 "열린 소통의 장을 유지하고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소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은 건설적 분위기에서 중·미관계와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교환을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두 장관이 이날 회담에 이어 27일 오전에도 회담을 속개한다고 발표했다. 미중 외교장관이 이틀에 걸쳐 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별세한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에 대해서도 왕 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애도의 뜻을 표명했다. 리 전 총리는 27일 0시 10분께 상하이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중국 중앙TV(CCTV)는 전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앞으로 이틀간 왕 부장과의 건설적 대화를 매우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미 간 이견이 있지만 동시에 중요한 공동의 이익이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대화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미 양측은 대화를 재개할 뿐 아니라 깊고, 포괄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하고, 오해와 오판을 막고, 호혜적 협력을 끊임없이 추구하면 양국 관계를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발전 궤도로 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다음 달 11~1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기자들 앞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11월 미중 정상회담 여부와 관련해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시 주석이 이번 APEC 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는다면, 2017년 4월 이후 6년 반 만의 방미가 된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바 있지만 이후 정찰 풍선 이슈가 불거지며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양측은 또 미국의 반도체 분야 대(對)중국 수출규제,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통제, 대만-북한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서도 서로의 입장을 밝히고 이견을 조율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날 자리에서는 기자들에게 전쟁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발언하지 않았다.

왕 부장은 27일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도 만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오스트리아 빈, 9월 몰타에서도 회동한 바 있다.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6월 방중한 블링컨 장관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다만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내용의 확인을 요청하는 질문에 긍정이나 부정을 하지 않은 채 "왕이 외교부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서는 적시에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니 지켜봐 달라"고만 답했다.

한편 이에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6월부터 블링컨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을 잇달아 중국으로 보내 대화의 물꼬를 터왔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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