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뜸 장갑차 내려 대검 휘두른 현역군인…"'악' 소리 지르기도"
파주에서 군용 대검을 휘둘러 차에 탄 시민들을 위협한 현역 군인 A 상병이 체포됐다. 파주경찰서는 27일 오전 8시 50분쯤 파주 조리읍 사거리에서 신호에 멈춰 선 장갑차에서 갑자기 뛰어내린 후 민간 차량에 다가가 시민들을 협박한 A 상병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육군 기갑부대 소속인 A 상병은 인근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친 후 복귀 중에 타고 있던 장갑차에서 뛰어내렸다. 도로를 건너간 A 상병은 휴대하고 있던 군용 대검을 들고 차량 탑승자들을 “차에서 내리라”며 위협했다. 차량 4대에 다가가 위협하던 A 상병은 이 중 한 차량의 조수석 창문을 잡고 뒤쫓아갔다. 따라오는 A 상병을 제지하려던 30대 동승자가 손바닥에 상처를 입었지만, 병원에 이송될 정도로 상처가 깊진 않았다. 차량은 급히 달아나려는 과정에서 앞차와 접촉사고가 나기도 했다. 사고 장면을 목격한 인근 카센터 직원은 “차량의 범퍼가 부숴지고 이후 추돌 사고가 이어지는 등 일대에 한동안 혼란이 일었다”고 말했다.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A 상병이 돌발 행동을 하자 장갑차에 타고 있던 같은 군 부대 간부가 뒤따라와 A 상병을 제지했다고 한다. 이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 상병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근처에서 농사일을 하던 중 체포 장면을 목격한 농민 염모(70대)씨는 “평소 이 사거리는 군 부대 이동이 잦아 군용 차량들이 자주 지나다닌다”며 “군인들이 다가가자 ‘악’ 하며 소리를 지르는 등 정신 없는 사람 같았다. A 상병을 군인들이 달래기도 하고 억지로 끌어내리려고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체포된 A상병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어 오후 12시 40분쯤 파주경찰서에서 군사경찰로 인계됐다. 경찰서를 나서던 A상병에게 취재진들이 “군 내에서 가혹행위가 있었는가” “계획범죄였는가” 등 질문을 했지만, A상병은 답을 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탑승했다.
군 당국은 “이번 사건 발생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피해 시민에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민간경찰과 공조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주=김민정·전익진 기자 kim.minjeong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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