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강조가 무색…비윤계 못 태운 인요한 혁신위
"혁신위, 尹정부 국정기조 변화 조언해야"
국민의힘이 26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포함해 총 13명으로 구성된 혁신위원회 인선을 발표했다. 여성과 청년, 전문가를 중점적으로 배치한 이번 인선을 두고 당내에선 기대감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비윤(비윤석열 대통령)계를 끌어안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취임 일성으로 통합을 강조했던 인 위원장의 혁신 의지가 혁신위 출범부터 무색해졌다는 것이다.
이날 공개된 혁신위 인선의 키워드는 여성·청년·전문가다. 위원장을 제외한 12명의 혁신위원 중 여성이 7명으로 과반이고, 20~40대 청년 위원이 8명 포함됐다. 또 의료·언론·문화계 등 여러 전문가가 합류했다.
하지만 인 위원장이 당초 강조했던 '통합·희생·다양성'은 비윤계 합류 불발로 무색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 위원장은 당에 쓴소리해온 윤희숙 전 의원과 천하람 전남 순천 갑 당협위원장,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등에게 혁신위 합류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여권 내부에서는 유승민·이준석 탈당 및 신당 창당설이 제기되는 등 분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위가 비윤계를 포용해 당내 화합을 도모해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혁신위가 공천권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소위 비윤계를 어떻게 할 거냐?' 이 문제"라며 "이분들이 신당을 만들게끔 유도를 할 거냐? 아니면 적극적으로 끌어안을 거에 대한 정치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2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준석 전 대표는 선거에 혁혁한 역할을 한 1등 공신이고, 유승진 전 의원도 지금 감정적인 발언을 많이 하고 있지만 우리 당에서 같이 할 분"이라며 "친윤(친윤석열 대통령) 독점 체제 1년6개월 한 결과 대통령 지지율 30%다. 친윤 단독 정부로는 이 정부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게 명확해졌으니 연합해서, 협력해서 해야 한다"고 했다.
천하람 위원장은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하는 혁신위는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천 위원장은 27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제가 혁신위원 제안을 거절한 마당에 혁신위 구성이나 혁신위원 개인의 면면에 대해서 평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는 않다"면서도 "개개인이 아무리 훌륭한 분들이더라도, 김기현 대표 체제 자체가 당무에 대한 대통령실의 과도한 개입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 체제를 끝내지 않고서는 혁신위가 국민들의 주목을 받기도 어렵고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 위원장은 '비윤계 인사가 없다'는 지적에 "제가 쓴소리 많이 하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답한 인 위원장을 향해 "그 말이 진심이라면 대통령께 홍범도 장군 흉상 문제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거나,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대회에 가 유가족분들을 위로해주시거나, 야당과 만나 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임명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등 실질적인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정치적 행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메시지를 발산하시라"며 "그러면 저는 그런 말씀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 같다. 훈수가 아니라 정말로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사람 얼굴 내세워서 그 구성으로 뭔가 메시지를 주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그게 본질은 아니다"라며 "제일 중요한 본질은 왜 혁신해야 하는 상황이 왔느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지금까지 1년 반 넘게 대통령께서 민심과 너무나 괴리된 국정을 해 오셨고, 그게 한둘이 아니라 쌓이면서 국민 여론이 되게 안 좋았다"며 "그러면 당이 얘기를 해서 그것을 조금이라도 시정하는 그런 모습들이 왔어야 했는데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고 오히려 더 추종하거나 보통 언론을 탄압하거나 이럴 때는 아예 그냥 홍위병으로 나서거나 이런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에서 특히 국회의원들은 입법부로서 아무리 여당이지만 행정부를 견제할 건 해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일단은 국정의 기조를 바꾸셔야 하는 거고, 바꾸라고 건의해야 하는 거고, 안 바꾸면 바꾸라고 계속 대통령을 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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