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핼러윈 마약단속 손 놓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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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을 앞둔 지난 한 주간 사회부 기자의 가장 큰 이슈는 마약이었다.
그런데 경찰이 금주 핼러윈 주말을 앞두고 마련한 '2023년 핼러윈 치안 계획'엔 지난해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한 인파 관리 방안이 가득하지만, 의외로 마약 대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데도 '마약 취약 시기'인 핼러윈 주말 대책에 인파 관리만 등장하고 마약이 사라진 건 이는 지난해 경찰이 마약 단속에만 치중하고 인파 관리에 손을 놓아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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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을 앞둔 지난 한 주간 사회부 기자의 가장 큰 이슈는 마약이었다.
지난 20일 아침 배우 이선균의 마약 사건으로 기자 휴대전화에 메시지 알람이 빗발친 것이 시작이었다. 며칠 뒤에는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 마약 투약 의혹이 터졌고, 26일에는 이들에게 마약을 공급한 의사도 입건됐다. 비슷한 시기 이태원의 클럽에서 마약을 투약·매매한 11명이 경찰에 검거됐다는 보도자료가 나왔다.
마약은 현재 경찰 수뇌부 최대 관심사의 하나다. 그런데 경찰이 금주 핼러윈 주말을 앞두고 마련한 ‘2023년 핼러윈 치안 계획’엔 지난해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한 인파 관리 방안이 가득하지만, 의외로 마약 대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 경찰의 핼러윈 대책은 정반대였다. 마약에 집중돼 있었다. 경찰청은 지난해 10월12일 ‘핼러윈 축제 클럽 마약류 집중 단속 계획’을발표했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참사 전날엔 이태원 핼러윈 마약 단속 경찰 인력을 처음 계획보다 3배 이상 늘리라는 특별 지시를 직접 했다.
그러던 경찰의 시선에서 마약이 사라진 것이다. 핼러윈을 앞두고 지난 23일 열린 서울경찰청 기자간담회에선 경비부장이 27∼28일 시내 12개 경찰서와 10개 기동대 등 총 1260명의 경찰병력을 투입해 인파 운집 골목 16곳에서 비상근무 하겠다고 자세히 발표했다. 반면 마약수사를 총괄하는 광역수사단장은 간담회에 참석하고도 핼러윈 마약 대책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경찰 전체의 입장도 "핼러윈 관련 마약 신고처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원론 수준이다.
경찰 내부에선 최근 파문이 이어지는 마약 사건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마약 취약 시기’인 핼러윈 주말 대책에 인파 관리만 등장하고 마약이 사라진 건 이는 지난해 경찰이 마약 단속에만 치중하고 인파 관리에 손을 놓아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태원 참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핼러윈 인파 관리에 힘을 쏟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약 대책을 손 놓다시피 한다면 문제다. 치안 대책은 한쪽이 올라가면 반대쪽은 내려가는 시소타기여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이번 주말 핼러윈을 즐길 젊은이들을 마약에서 보호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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