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잘 다루는 언니들 보며 노력하고 있어요"…박혜민 성장은 '현재진행형'

유준상 기자 2023. 10. 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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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정관장 전력에 없어선 안 될 선수 중 한 명, 바로 아웃사이드 히터 박혜민이다. 올 시즌 개막 이후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은 2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흥국생명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21-25 26-28 25-22 25-7 18-16)로 승리하면서 3위 GS칼텍스(승점 6)를 승점 1점 차로 추격했다.

과정은 험난했다. 1세트에 이어 2세트마저 내준 정관장은 2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 위기에 몰렸다. 3세트 중반까지만 해도 흥국생명에 끌려다니면서 이대로 무기력하게 경기를 마무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대반전이 일어났다. 3세트 18-21에서 연속 4득점으로 단숨에 승부를 뒤집은 정관장은 3세트를 극적으로 따내면서 기사회생했다. 그 기세를 몰아 4세트를 무려 18점 차로 끝내면서 흥국생명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특히 흥국생명이 4점에 머무르는 동안 정관장은 연속 12득점으로 멀찌감치 달아났고,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운명의 5세트, 세 차례의 듀스 접전 끝에 웃은 팀은 정관장이었다. 16-16에서 '에이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오픈 공격을 성공한 데 이어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가 득점을 추가하면서 치열했던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무려 51득점을 합작한 외국인 선수 메가(31득점)와 지아(20득점)의 활약이 단연 돋보이긴 했지만, 국내 선수들도 팀 승리에 기여한 바가 크다. 그중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준 박혜민의 존재감이 빛났다. 이날 박혜민은 13득점을 기록하면서 팀 내에서 가장 높은 공격 성공률(52.17%)을 나타냈다. 고희진 감독도 "박혜민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나쁜 볼까지 때릴 정도는 아니지만, 호흡도 좋았고 강타도 많이 들어가서 앞으로 기대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경기 후 박혜민은 "3~5세트 때 보여준 것처럼 잘 풀어갈 수 있는 게 우리 팀의 실력인데, 1~2세트에는 조금 어렵게 풀어가면서 힘든 경기를 했던 것 같다"며 "외국인 선수 두 명 모두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그 선수들이 코트에 있을 때 내가 좀 더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한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역전승을 거둔 소감을 밝혔다.

고희진 감독의 '쓴소리'도 효과가 있었다. 박혜민은 "2세트 이후 감독님께서 '이건 너희 실력이 아니다, 할 수 있고 자신 없는 표정을 짓지 말라'고 하셔서 선수들 모두 정신 차리고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감독님이 많이 선수들을 혼내시면서도 칭찬은 잘 안 해주시는 스타일이다(웃음). 이제는 감독님 스타일도 잘 알겠다. 어떻게 말씀하시든 다 좋게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박혜민은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으로 공격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 정규리그 기준으로 가장 최근에 10득점 이상 기록했던 경기는 2022~2023시즌 5라운드 현대건설전(2023년 2월 17일)이다.

박혜민은 "고희진 감독님께서 '똑똑한 배구'를 하라고 주문하신다. 연습할 때도 세게 때리기보다는 똑똑한 배구를 하라고 하시는데, 기교를 부리는 언니들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말씀해주셔서 따라하려고 노력한다"며 "대표팀에 가서 느꼈는데, IBK기업은행 (황)민경 언니가 공을 갖고 노는 게 진짜 좋더라. 또 수비의 경우 한국도로공사 (문)정원 언니의 플레이도 많이 보고 있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내 것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의 핵심 선수 중 한 명인 이소영이 올해 4월 어깨 수술을 받은 이후 재활 과정을 밟고 있다. 회복세에 따라서 복귀 시기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소영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박혜민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야 팀도 순항할 수 있다.

박혜민은 "(중책을 맡은 것에 대해) 원래대로라면 부담도 느끼고 멘탈도 약해서 빨리 무너졌을 것 같은데, 비시즌에 연습했던 게 차곡차곡 쌓여서 불안하지 않다. 연습한 대로 보여드리면 되겠다는 생각이고, 즐기면서 배구를 하고 있다"고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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