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다고 절대 안 봐줘"…흉악 범죄 16세 소년에 50년형 선고한 美 법원
이미 과거에도 범죄 저지른 전과 있어
미국서 10대 청소년이 5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24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는 오클라호마주 털사 카운티 법원이 이날 노아 네이(16)에게 총격 사건 등의 혐의로 징역 50년 이상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키 144cm에 비교적 작은 체구의 네이가 성인 재판에 회부돼 중형을 받은 것은 그가 저지른 행위가 반사회적인 흉악 범죄이기 때문이다.
네이는 지난해 4월 차를 몰고 달리면서 피해자에게 총격을 가하는 일명 '드라이브 총격' 사건을 일으켰다. 당시 지역 갱단 입단 신고식으로 차량을 훔친 네이는 그 차를 운전하며 사람을 향해 총을 쐈다.
이 과정에서 집 마당에서 놀고 있는 5세 소녀가 목과 어깨에 총을 맞아 생명이 위독했다가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네이는 과거에도 다양한 범죄를 저지른 전과가 있었다. 여러 총기와 도난 차량을 소지했을 뿐 아니라 재산을 훔치고 규제 약물을 가진 혐의도 있다. 또 치명적인 무기를 이용한 폭행과 총기 사용 등 그가 받은 혐의가 12개나 된다.
경찰에 붙잡혀 소년원에 구금된 네이는 직원들을 폭행하고 탈출했다 다시 붙잡히기도 했다.
이날 열린 재판에서 네이의 변호인은 "아빠가 감옥을 들락거리는 등 피의자의 행동이 부모의 영향을 받았다"면서 "사법당국은 그런데도 그에게 필요한 모든 치료 옵션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반면 검찰은 "피고는 이미 중학교 시절부터 다양한 범죄를 저질렀고 결국 지역 갱단에 들어갔다"면서 "그동안 그는 다양한 치료를 거부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주장을 들은 털사 카운티 판사는 이날 네이에 징역 5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하고 5년 후 심사를 통해 형량을 줄일 수 있다는 판결을 했다.
해당 판결에 국내 누리꾼 "우리도 미국처럼 촉법소년 처벌 강화해야"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일부 누리꾼은 "한국도 미국처럼 촉법소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현재 국내 형법에서는 범법 소년(만 10세 미만)은 형사처벌 및 보호처분이 불가능하다. 촉법소년(만 10세 이상~만 14세 미만)의 경우는 아무리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형사법상 책임능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교육, 사회봉사 등의 보호처분만 받으며, 전과기록 또한 남지 않는다.
범죄소년(만 14세 이상~만 19세 미만)은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사형선고가 불가능하고 징역도 최대 20년까지만 가능하다.
이에 일각에선 만 14세인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낮추도록 법 개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의 경우,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들에게도 대체로 엄격하게 법을 적용하는 편이다. 특히 살인 등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에는 성인과 대등하게 처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35개 주에서는 처벌할 수 있는 연령 제한이 따로 없으나, 나머지 주는 대략 만 6~10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영국의 경우에는 만 10세, 프랑스는 만 13세, 일본과 독일은 우리나라와 같은 만 14세다.
미국의 판례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에서 7세 미만은 형사 기소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14세까지는 기본적으로는 범죄 고의성이 형성되지 않지만, 증거가 확실할 경우에는 기소도 가능하다.
14세 이상은 성인과 동일하게 무기징역까지 기소가 가능하다. 다만, 대부분은 성인보다 가벼운 처벌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미성년자에게도 사형 선고를 내릴 수 있었지만, 2005년 연방대법원에서 위헌 결정을 내린 후 현재는 불가능하다.
또 하나 미국 법에서 눈여겨볼 점은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선고할 수 있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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