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선 흔들린 코스피…추세 전환까지 시간 필요

송화정 2023. 10. 2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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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환경, 지정학적 위기 등 증시 하방 압력 강해
매수 타이밍은 '주가 조정+국채금리 하락' 조합이 나타나는 시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코스피가 2300선마저 흔들리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정학적 위험에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높은 금리 환경이 더해지며 자산시장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어 증시의 추세 전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오전 9시40분 코스피는 전일 대비 4.75포인트(0.21%) 내린 2294.33을 기록했다. 코스닥은 4.54포인트(0.61%) 내린 739.31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 유입 등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는 전일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23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가 23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1월6일(2289.97) 이후 약 10개월 만이었다. 올해 연중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연초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지정학적 이슈, 높은 금리 등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정학적 위험 및 경제활동 위축,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높은 금리 환경이 자산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증시에 하방압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지난 19일 장중 5%를 돌파해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5%를 넘어섰고 5%에 근접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기준금리의 장기화, 미 정부의 재정지출 문제, 아직 강력하다고 여겨지는 미국 경기 상황에 따라 장기금리가 높게 유지됐고, 이는 3분기 증시 조정을 유발했다"면서 "경기 및 물가의 하향 안정화, 재정문제의 정치적 해법 등에 따라 금리가 안정되면 증시에도 위협 요인이 하나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 전쟁은 최근 증시에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일에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급습 소식이 주가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전쟁의 영향이 경제와 유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과거 전쟁은 단기적 악재로 작용했으나 이후 곧 반등하며 긍정적으로 반등한 경우가 많았는데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경우는 인플레이션 불안이 있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과 경기사이클에 악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며 "결론적으로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증시는 결국 경기사이클을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유가 상승 압력이 지속돼 인플레이션에 영향 미칠 경우 경기 사이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일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 기대감이 나타날 수 있지만 추세 전환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렬 센터장은 "단기 낙폭이 큰 만큼 반등 기대감이 크겠지만 추세 전환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전반적으로 과매도 구간으로 하락 요인보다 상승 요인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어 반등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악재성 재료가 이미 많이 반영돼 추가적으로 금리가 폭등하거나 다음달 2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강경 발언이 나온다든지 하는 악재성 재료가 없다면 더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까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상영 이사는 "4분기 미국 경기가 별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상승도 제한되고 하락도 제한된 박스권 장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매수 타이밍의 초점은 금리 안정에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김동원 본부장은 "단기 반등의 여지는 있겠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종료까지 주가는 불확실한 움직임 나타날 것"이라며 "매수 타이밍은 '주가 조정+국채금리 하락' 조합이 나타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렬 센터장은 "채권 대비 상대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지 않아 지속적인 유동성 지원을 받기 어렵고 2024년 예상실적이 하향 조정돼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면서 "투자비중을 낮춰 리스크 관리를 유지하고 금리 안정 시점을 기대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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