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기업 WD-日 키옥시아 합병 무산…"단독으로 사업 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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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업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일본 키옥시아의 합병 협상이 끝내 무산됐다.
키옥시아와 WD는 모두 세계적인 낸드플래시 기업으로, 해당 합병이 성사될 경우 양사와 해당 분야에서 경쟁관계에 놓인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역으로 시장 점유율이 위축될 위험성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합병을 통해 업계 강자로 올라서는 것 이외에도, 향후 키옥시아와의 협상에 WD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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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이닉스-베인캐피털 동의 못 얻어"
세계적인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업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일본 키옥시아의 합병 협상이 끝내 무산됐다. 키옥시아 주요 주주들의 반대 속에 이견을 좁히는데 결국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협력관계는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반도체 업계 내 경쟁과 이합집산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생존전략을 펼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에 따르면 WD는 전날 자사 반도체 부문과 키옥시아홀딩스와의 통합 협상 중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당초 두 회사는 이달 말까지 합병을 위한 최종합의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니케이는 협상 결렬의 주요원인을 키옥시아 주요 주주들의 반대에 있다고 분석했다. 키옥시아에 간접 출자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동의를 얻지 못한데다 키옥시아 최대주주인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과도 합병 조건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앞서 2017년 키옥시아의 전신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는 베인캐피털에 매각된 바 있다. 베인캐피털은 당시 한·미·일 컨소시엄을 꾸려 지분의 49.9%를 매입했다. SK하이닉스도 당시 이 컨소시엄에 4조원을 투자하면서 주요 주주가 됐다. 이러한 지분 관계상 키옥시아의 합병을 진행하면서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전날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키옥시아에 투자한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키옥시아와 WD의 합병 건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 키옥시아 등을 포함해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선택을 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합병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키옥시아와 WD는 모두 세계적인 낸드플래시 기업으로, 해당 합병이 성사될 경우 양사와 해당 분야에서 경쟁관계에 놓인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역으로 시장 점유율이 위축될 위험성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1.1%), 키옥시아(19.6%), SK하이닉스(17.8%), WD(14.7%) 등의 순이다. 니케이는 "세계 시장 점유율 2위인 키옥시아와 4위인 WD가 합병하면 1위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규모가 된다"며 "규모 확대로 수익을 확보해 성장으로 이어가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합병을 통해 업계 강자로 올라서는 것 이외에도, 향후 키옥시아와의 협상에 WD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는 "SK는 미래에 키옥시아와의 연계를 고려하고 있었다"며 "합병으로 WD의 주도권이 강화될 것을 우려해 동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합병 협상이 무산되면서 앞으로 두 회사는 각자 자금 조달 등 개별적인 개선책에 착수해 사업 재건에 나선다는 방침이이다. 현재 글로벌 경기악화와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의 전쟁 등 국제적 불안요소 속에 양사 수익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두 회사는 앞으로도 사업 연계는 지속하기로 했다. 현재 키옥시아와 WD는 일본 미에현이나 이와테현에 있는 제조 거점에 반반씩 출자해 투자하는 등 개발이나 제조과정에서 협업을 진행 중이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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