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른 새벽부터 참모들에게 '순방 후속조치' 주문
尹 대통령, 사우디·카타르 순방에서 27조원 규모 계약 및 업무협약 끌어내
국내 현안도 산적… 윤 대통령, 당분간 직접 민생 찾아 해결점 모색할 듯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참모들에게 이번 중동 순방에 따른 후속조치를 주문했다. 지난 21일부터 4박 6일간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은 사우디에서 약 156억 달러(한화 21조1000억원), 카타르에서는 약 46억 달러(6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 및 업무협약(MOU)을 끌어냈다. 이를 합치면 총 202억 달러(27조3000억원) 규모다.
2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이른 새벽부터 참모들과 순방 성과를 공유하고 국내외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제부터 사우디와 카타르 정상회담에 따른 후속조치 차원에서 부처 각 레벨에서 당사국과 세부적인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에서는 43년 만에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대규모 방산 협력의 물꼬를 텄다. 양국은 공동성명에 ▲교역·투자 ▲건설·인프라 ▲국방·방산 ▲신규 협력 등 분야별로 구체적인 협력 사항을 담았다. 사우디가 추진 중인 '네옴 프로젝트' 및 키디야, 홍해 개발, 로신, 디리야 등의 '기가 프로젝트'와 이에 연관된 인프라 사업의 성공을 위한 협력 기반도 다졌다. 카타르에서는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특히 카타르 국왕과 정상회담 계기에 단일 계약으로 역대 최대인 39억 달러(한화 5조2000억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계약도 체결했다.
중동 순방 귀국 하루 만에 후속조치 메시지를 전한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 이어 조만간 각 부처 장관 등 국무위원들에게도 실질적 성과를 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 방문을 통해 계약과 업무협약이 이뤄진 만큼 부처별로 조속한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순방 후속조치들이 부처 차원에서 진행되는 동안, 윤 대통령은 직접 민생 현장을 찾아 해결점을 모색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충돌 상황이 국제유가 상승 등 고물가를 고착시키고 있는 만큼 어려운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취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용산의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그리고 행정관까지 모든 참모도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며 "나부터 어려운 국민들의 민생 현장을 더 파고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대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참모진들은 최근 소상공인, 서울시 우정사업본부 직원, 늘봄학교 관계자 등을 만나 민심을 청취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민생에 파고든다고 한 만큼 현장 방문을 늘리고, 각종 국내 문제를 풀어내는 데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대통령실 안팎의 현안도 해결해야 할 대목이다. 대통령실 참모진 상당수가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를 희망해 퇴직하거나 퇴직을 앞두고 있는 만큼 새 참모들을 충원해야 한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도 시급하다. '주식 파킹'과 '배임' 논란·국정감사 중 퇴장 논란을 빚은 김행 전 후보자가 지난 12일 자진 사퇴하면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새 후보자를 지명해야 하는데 야권에서는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흠결을 찾기 어려운 후보를 내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김승희 전 비서관 퇴직 논란도 불씨가 여전하다. 김 전 비서관의 자녀가 연루된 학교폭력 논란으로, 야권에서는 대통령실이 미리 알았다, 사태를 축소하려 했다, 배우 이선균 마약 투약 의혹 사건으로 덮으려 한다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윤 대통령의 여야 대표 3자 회동 성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 이진복 정무수석이 나서 "김기현 대표가 그 부분에 대해서 '나하고 먼저 만나자'라고 다시 얘기하는 바람에 조금 그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한 데 이어 대통령실도 "여야 대표회담 상황 지켜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하고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Z칼럼]한강 작가도 받지 못한 저작권료와 저작권 문제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
- '북한강 시신 유기' 현역 장교는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아시아경제
- "수지 입간판만 봐도 눈물 펑펑"…수지 SNS에 댓글 남긴 여성이 공개한 사연 - 아시아경제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석유는 신의 선물이야"…기후대책 유엔회의서 찬물 끼얹은 사람 - 아시아경제
- 바이크로 수험생 바래다주던 송재림…"화이팅 보낸다" 격려도 - 아시아경제
- '이렇게 많은 돈이' 5만원권 '빽빽'…62만 유튜버에 3000억 뜯겼다 - 아시아경제
- "저거 사람 아냐?"…망망대해서 19시간 버틴 남성 살린 '이것' - 아시아경제
- 올해 지구 온도 1.54도↑…기후재앙 마지노선 뚫렸다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