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월가 인사이드 [글로벌 시황&이슈]

강수민 외신캐스터 2023. 10. 2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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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강수민 외신캐스터]
월가의 시선을 깊게 파고드는 월가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오늘 시장이 주목했던 경제지표죠. 바로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입니다. 미국 경제는 정말 강한 것 같습니다. 1~2%도 아니고 세계 경제 강국 미국이 올해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5%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건데요. 미국의 GDP는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세 차례에 걸쳐 발표되는데요. 이번에 발표된 건 속보치였습니다.

현지시각 26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7월부터 9월까지 미국의 3분기 GDP 증가율이 연율 4.9%로 집계됐습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연간 성장률로 환산해서 GDP를 발표한다는 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월가 예상치였던 4.7%도 웃돌았고요. 2.1%를 기록했던 지난 2분기 대비 두배 이상 크게 뛰어올랐는데요. 2021년 4분기 때 7%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입니다. 당시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저효과가 크게 반영되던 때이기 때문에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14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고요. 고금리,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여름 미국인들의 소비지출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면서 깜짝 성장세를 기록한 겁니다. 이렇듯 약 2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강한 긴축에도 미국 경제가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미국 경제를 뒷받침해준 건 바로 강력한 소비였습니다. 3분기 GDP의 68%를 차지했는데요. 정확히 3분의 2를 웃도는 만큼을 소비가 책임진 겁니다. 개인 소비 증가율이 4%로, 0.8%였던 2분기 대비 큰 폭으로 올랐고요. 소비의 GDP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2.69% 포인트에 달했습니다.

특히 올해 여름 여행, 콘서트 등의 서비스가 소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는데요. 특히 영화와 공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는데요. 코로나 팬데믹 3년 동안 눌려 있던 여행과 레저에 대한 수요가 마스크 착용 해제와 함께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는 분석입니다.미국인들이 테일러 스위프트, 비욘스 공연을 보거나 바비와 오펜하이머 영화를 보는 데 돈을 아끼지 않은 걸로 나타났고요. 실제로 테일러 스위프트는 전미 투어로 1조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이외에 민간투자도 8.4% 증가하면서 GDP를 끌어올렸는데요. 2분기 때 감소했던 주택 투자는 3.9%나 증가했고 정부 지출은 4.6% 늘었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3분기 GDP가 4.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자, 백악관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껶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는 걸 봤다며 바이드노믹스의 힘이라고 강조했고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기침체가 동반된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이번 GDP는 매우 강한 수치고 경제가 잘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런 성장이 계속될 걸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시장 반응은 어땠을까요? 4.9% 성장이라는 숫자만 놓고 본다면 미국 경제는 탄탄하다는 걸 보여주고, 금리 인상이 더 이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한데, 오늘 채권 금리는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일대비 6bp에서 7bp 정도 하락한 4.8%대 후반에서 거래됐고요. 주식시장은 GDP 호재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이 특히 1% 넘게 빠졌고요. 나스닥 지수는 전날 고점 대비 10% 넘게 하락하며 기술적 조정영역에 진입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강력한 GDP 발표도 오늘 투심을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했는데요. 로이터 통신 칼럼에 따르면, 3분기 개인소비지출 PCE 가격지수도 발표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PCE는 2.4% 올랐는데요. 2분기 3.7%보다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이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미국경제가 여전히 정말 뜨거운 걸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수치를 어떻게 봤을지도 정리해보겠습니다.

FHN파이낸셜의 크리스 로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렇게 강력한 성장세가 반드시 연준의 추가 긴축과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연준 입장에서는 여전히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며, 연준 입장에서는 긴축이 끝났다고 선언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미국 담당 수석 투자 전략가, 마이클 애론은, 소비자들이 지난 분기에 흥청망청 소비를 했다며, 하지만 이런 결과가 통화정책 전망을 바꿀 변수는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서 과잉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앤드루 헌터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4분기에도 소비 증가율이 이정도 강세를 보인다면 매우 놀라운 일이 될거라며, 금리인상과 다양한 악재로 인해 더 큰 타격을 줄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폭스 비즈니스에 따르면 BNP파리바도 4분기 소비가 둔화될거라는 전망을 내놨는데요. 미국의 4분기 경제 성장률이 다시 1.5%로 떨어질 걸로 내다봤습니다. 도이치방크는 살짝 다른 의견을 냈는데요. 매튜 루제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강세가 여름에만 이뤄질 걸로 예상했는데 최근 데이터들은 미국 경제 강세의 지속성이 더 있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3분기 성장이 반짝 효과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넘나 들고 있고, 주택 담보대출도 8%에 근접했고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부채가 상반기에 이미 1조 달러를 넘어선 상황인데요. 이달부터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고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전미자동차 노조의 파업 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강력한 경제 성장 추세가 4분기에도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월가인사이드였습니다.

강수민 외신캐스터
강수민 외신캐스터 smk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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