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 나선 서울대, "보스턴처럼"

황서율 2023. 10.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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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와 같이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주도할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하겠습니다."

강병철 SNU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추진단 부단장(서울대 연구처장)은 지난 25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강 부단장은 서울대가 경기 시흥캠퍼스 일대에 조성하려는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추진을 위해 구성된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추진단에서 정책 방향 수립과 학계·산업계·의료계·정부기관과의 협력 등을 총괄하고 있다.

서울대, 경기도 등 관계자들이 지난 5월 '경기 서부권 글로벌 바이오 허브 비전보고회'를 개최하고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사진=서울대]

바이오산업은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다. 산업연구원은 전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가 2020년 11조달러에서 연평균 6.1%씩 성장해 2026년 16조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 규모도 같은 기간 1718억달러에서 2699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서울대의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은 지난해 2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사업 대상자로 우리나라를 단독 선정하면서 비롯됐다. WHO의 발표에 보건복지부는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구축사업’ 모집에 나섰고, 서울대는 시흥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이어 지난해 9월 경기도·시흥시와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 서울대 시흥캠퍼스 바이오 인력 양성과 혁신 신약 연구개발(R&D), 산업체가 집결하는 대규모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으로 확대했다. 강 부단장은 "WHO 교육 사업만 하면 확장성이 없다고 생각해 인재양성은 물론 R&D 시설, 바이오기업 육성 등까지 한자리에서 이뤄질 수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바이오 클러스터는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와 같이 대학과 R&D, 기업, 병원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혁신 생태계를 지향한다. 보스턴에는 하버드,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같은 유수의 대학과 1000여개의 바이오 기업, 연구소, 병원이 밀집해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이름을 알린 모더나, 세계적 바이오기업 바이오젠 등도 보스턴에서 성장했다. 강 부단장은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벤치마킹해 경기 서남부권에 대규모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해 인재양성, 혁신 신약 R&D, 바이오기업 등을 집결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대는 우선 인력양성을 위한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를 내년 말 개소하는 한편 임상시험수탁(CRO) 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신약 개발은 원천기술 연구→후보물질 개발→전임상·임상시험→승인·시판 등 순서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신약 임상을 진행할 연구 시설이 필요하다. 강 부단장은 "CRO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혁신 신약 생태계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기업 유치와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 강 부단장은 "바이오 클러스터가 잘되려면 규모 있는 바이오 기업과 연계가 이뤄져야 한다"며 "바이오 스타트업도 많이 만들 계획이다. 이 같은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면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바이오 클러스터의 중심이 될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감도.[사진출처=서울대]

유관기관·단체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 18일 미국 럿거스대학교와 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럿거스대가 위치한 뉴저지주에도 바이오 사업이 활성화돼 있어 서울대 우수 인재들이 럿거스대와 교류하며 미국 바이오기업과 산학협력 연구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난 6월에는 국제백신연구소와 협약을 맺고 새로운 백신 발견을 위한 학술정보 교류, 공동연구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강 부단장은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에 필요한 교육, 연구, 산업 등 전반에 걸쳐 구체적인 방향을 계속 기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조성될 바이오 클러스터가 혁신적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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