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중 숨진 아내·아들·딸 안고 오열한 특파원 아빠

"이곳은 이스라엘군이 안전하다고 장담했던 지역"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족을 잃은 와엘 다흐두흐 기자가 가족의 시신을 확인한 뒤 오열하면서 자리를 떠나고 있다. ⓒ알자지라 홈페이지 캡처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 소속 기자의 일가족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사망했다.

알자지라방송은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있는 아랍권 특파원 와엘 다흐두흐의 집이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아 그의 부인과 딸, 아들, 손주 등이 사망했다”며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족을 잃은 동료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이날 다흐두흐 기자가 병원에서 가족의 시신을 발견하고 오열하는 장면을 방송에 송출했다. 영상에는 다흐두흐가 하얀 천에 싸인 아들의 시신을 발견하고 서서 울고 있는 모습과 주변 사람들이 그를 위로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망한 그의 아들 마흐무드는 15세, 와엘 샴은 7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다흐두흐 기자는 알자지라 펠레스타인 가자지구 지부 특파원으로,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있던 지난 7일부터 가자지구에 머물며 전쟁 상황을 보도하고 있었다. 이날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보도하던 그는 방송을 마친 뒤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왔고, 죽은 가족들의 시체를 차례로 마주했다.

그와 그의 가족은 이곳 저곳을 떠돌다 이스라엘군이 안전을 보장했던 누세이라이트 난민 캠프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흐두흐는 시신을 끌어안고 “이곳은 이스라엘군이 안전하다고 장담했던 지역이었다”고 울면서 말했다.

이날 공격으로 난민 캠프에서는 그의 아들과 딸, 손주 등을 포함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AP는 “그의 다른 가족들과 많은 피란민들은 아직 무너진 건물 아래 묻혀있다”며 “사상자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