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만행' 거세지는데 이재명은 '방관'…통합 의지 빛 바랠까

김찬주 2023. 10. 2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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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들, 이원욱 사무실 난입 '욕설 항의'
비명계 이상민 "통합? 헛웃음만 나온다"
개딸이 시위하고 유튜브로 홍보하는 식
전현직 원내대표 간담회서도 "방치 말라"
단식 이후 치료를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시작 전 환하게 웃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 달여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신 '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대표 강성 지지자인 '개딸'(개혁의 딸)들의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한 행태가 욕설과 비방으로 번지고 있다. 비명계에서는 이같은 개딸의 폭력적 행동을 방관하는 이 대표의 '통합 의지'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비명(비이재명)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개딸(개혁의 딸)들이 이원욱 의원의 지역 사무실 앞에 걸어둔 '총알 현수막'과 '사무실 난입' 등의 소식을 접한 뒤 개탄했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원욱 의원 지역에 내걸었던 현수막 '남은 1발의 총알' 운운은 너무 부끄럽고 소름 끼칠 지경"이라고 탄식했다.

지난 24일 이원욱 의원 지역구인 경기 화성시 동탄 시내에는 '총알이 있다면 매국노(비명계)를 처단할 것'이라는 원색적 비난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또 개딸들은 이날 '이원욱, 넌 역적이다'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사무실에 난입해 욕설과 비방을 가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생중계 영상으로 송출됐다.

특히 영상에 등장하는 한 남성은 "이원욱이 한 번만 더 어디 방송에 나가서 X소리하면 (당원들도) 개처럼 물어줄테니까 (물릴) 준비 하고 얘기하라고 전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들이 실제 '민주당 당원'인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이와 관련, 이상민 의원은 "통합? 헛웃음이 난다"며 "이재명 대표는 수수방관하고 있을 건가, 아니면 즐기고 있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지난 23일 한 달여 만에 당무에 복귀한 뒤 첫 일성으로 민주당의 통합을 강조한 이 대표를 향한 일침이다.

이날 이원욱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낸 통합 메시지에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말에 그친다면 통합은 이뤄질 수 없다. 실천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가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비명계 전해철, 이원욱 민주당 의원 지역구 앞에서 '응징집회'를 여는 영상들이 게재돼 있다. 해당 유튜버는 이 대표 특별보좌관 출신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가 내년 총선에 이원욱 의원 지역구에서 출마하는 것과 관련해 '이원욱을 때려잡을 진석범!'이라는 홍보영상도 올렸다. ⓒ유튜브 채널 갈무리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개딸들이 비명계 지역구에서 벌이는 과격 행태를 용인해주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당대표 특별보좌관(특보) 출신 민주당 원외 친명 인사들이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는 이른바 '자객 출마'가 가시화되는 상황이라서다.

현재 이원욱 의원 지역구엔 당대표 특보 출신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가 내년 총선에서 이원욱 의원과 경쟁을 선언한 상태다. 이원욱 의원 지역 사무실에 난입하는 영상을 촬영한 개딸들도 진 특보를 '이원욱을 때려잡을 진석범!'이라며 홍보하고 있다.

친명 원외 인사가 비명계 의원을 저격하고, 개딸이 해당 인사를 유튜브 등으로 띄워주는 식이다. 해당 영상 제작자는 전국적으로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를 돌며 이른바 '응징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원외 친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강위원 특보 또한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여파로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비명계 송갑석 의원 지역구인 광주 서구갑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황명선 전 충남 논산시장도 비명계 김종민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 지역구에 출사표를 낼 예정이다. 아울러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를 변호 중인 김기표 변호사도 비명계 설훈 의원(경기 부천을) 지역구에 도전장을 낼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지지자들이 공격하는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당대표 특보들이 대거 총선 출마를 예고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자제령'을 내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전·현직 원내대표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대표와 전·현직 원내대표단의 이날 비공개 오찬 간담회에서는 "(비명계를 향한 강성 당원들의) 테러 수준에 가까운 공격을 (이 대표가) 방치하지 말라"는 요구가 터져나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4선 중진 홍영표 전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중도 확장적인 메시지와 정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보다 실질적인 조치를 위해서는 의원들에 대한 테러 수준에 가까운 공격을 당에서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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