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면전서 개딸 책임론 따진 홍영표 “테러 수준의 공격 방치 말라”

강보현, 성지원, 김정재 2023. 10. 2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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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전·현직 원내대표단과 가진 도시락 오찬 자리에서 “강성 권리당원들의 비명계에 대한 테러 수준에 가까운 공격을 이 대표는 방치하지 말라”는 요구가 나왔다. 홍익표 현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태년·우상호·우원식·윤호중·이인영·홍영표·박광온·박홍근 전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간담회는 당무 복귀 일성으로 내건 ‘단합’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이 대표는 공개 모두발언에서 “분열은 필패고 단결은 필승이라는 각오로 솔선수범하겠다. 우리 민주당은 더더욱 하나가 되고 우리 국민에게 기대를 심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사진촬영을 진행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그러나 비공개로 전환된 뒤 강성 권리당원들이 비명계 의원들에게 “해당 행위를 하는 쓰레기” 같은 욕설 문자메시지를 쏟아내는 데 대한 이 대표 책임론이 제기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홍영표 의원은 “중도 확장적인 메시지와 정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보다 실질적인 조치를 위해서는 의원들에 대한 테러 수준에 가까운 공격을 당에서 방치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고 한다. 친명계 지도부가 유튜브에서 동료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사례도 지적하면서 “그런 데에 일단 출연 자체를 안 해야 한다”고도 했다.

홍 의원은 이 대표가 강조해 온 혁신의 방향에 대해서도 “부도덕 부패와 단절하는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나 김남국 코인 문제에 대해 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를 들은 이 대표는 묵묵부답했다고 한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진심으로 당 통합 의지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강성 권리당원의 비명계 공격을 당 지도부가 방관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비명계가 최근 가장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는 건 비명계 의원 지역구를 타깃으로 한 여론조사다.

유튜버 김어준씨가 설립한 ‘여론조사꽃’은 지난 18~19일 경기 화성을 유권자를 대상으로 차기 총선 후보 지지도 조사를 했다. 화성을은 비명계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인데, 여론조사 보기엔 이 대표 특보를 맡고 있는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가 포함돼 있었다. 여론조사꽃은 지난 11~12일 경기 성남 중원에서도 여론조사를 했다. 역시 비명계 윤영찬 의원의 지역구로, 보기엔 친명계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있었다. 두 조사에서 모두 친명계인 진 전 대표와 현 부원장이 지지도가 높게 나왔다. 비명계는 “유튜브에서 확대재생산하고, 지역에서 유포한다”(초선 의원)고 전했다.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들이 마치 선거 캠페인처럼 움직이는 점도 비명계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지난 24일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에는 ‘나에게 한 발의 총알이 있다면 매국노(비명계)를 처단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비명계인 이상민·설훈·박광온·이원욱·김종민·박용진·송갑석·조응천·윤영찬 의원의 얼굴에 수박을 합성한 사진이 들어갔다. ‘수박’은 강성 당원들이 비명계를 비난하는 은어다.

한편 헌법재판소가 26일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의 국회 본회의 직회부 절차에 대해 여당이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다음 달 9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할 계획이다.

강보현·성지원·김정재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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