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신 안 봤으면"…美 Z세대의 새로운 미디어 트렌드

"사랑 대신 우정·정서적 교감 콘텐츠 선호"
성관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경향

미국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절반은 육체적인 사랑보다 정신적 교감·우정을 담은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스콜라앤스토리텔러즈 센터'(CSS)가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청소년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서 13~24세 응답자들의 51.5%는 남녀 간의 연애보다는 우정이나 정서적 교감에 중점을 둔 콘텐츠를 더 많이 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응답자의 47.5%는 TV 프로그램이나 영화에 있는 '베드신'은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44.3%는 미디어가 과도하게 로맨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CSS 이사인 얄다 울스 박사는 "이번 결과는 청소년들이 남녀 간의 사랑 이외에 더 많은 종류의 관계가 미디어에 반영되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작가들은 인물을 만드는 주된 수단으로 남녀 간의 사랑과 섹스를 사용해왔지만, 이젠 청소년들이 인간관계의 여러 양상을 반영하는 이야기를 원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Z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성관계에 대한 관심이 덜한 경향이 있다는 앞선 분석과 일치한다.

앞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21년 연구에서 적어도 한 번 이상 성관계를 가졌다고 답한 10대 응답자들은 30%에 불과했다. 이는 2019년 38%에서 크게 떨어진 수치다. 그 이전에는 성관계를 경험한 10대의 비율이 50%를 넘는 경우도 많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Z세대 성인은 30·40대보다 성관계 빈도가 낮다는 보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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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당시 고립된 생활이 청소년들에게 우정이나 정서적 연결에 중심을 두는 경향을 강화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스테파니 리바스-라라는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공동체의 의미와 그에 따른 고립에 대해 젊은이들 사이에 폭넓은 담론이 있었다"며 "청소년들은 미디어를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며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제삼의 장소'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콘텐츠와 관련해 10대들이 가진 다양한 성향 역시 분석했다.

응답자의 90%는 부와 명예에 대한 열망을 담은 콘텐츠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선호하는 이야기는 '역경을 이겨내는 희망적인 이야기'나 '나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