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분자 RNA [신간]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3. 10. 2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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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혁명의 ‘생명분자’ RNA를 파헤친다
김우재 지음/ 김영사/ 2만7800원
RNA의 발견과 응용,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둘러싼 현재 진행형의 발자취를 탐색한 교양 과학서다. 세계적인 생명과학자 김우재 하얼빈공대 생명과학센터 교수가 RNA의 비밀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RNA 연구의 역사부터 현재 RNA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폭넓게 알려준다.

우선 RNA와 생물학의 역사를 알려준다. 저자는 지구상 생명의 역사가 RNA와 함께 시작됐다고 말한다. 1963년부터 알렉산더 리치와 같은 과학자에 의해 RNA가 최초의 지구 생명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968년 칼 우스를 거쳐 1985년에 월터 길버트에 의해 ‘RNA 세계’ 이론이 완성됐다. 현재 대부분 과학자는 태초에 유전 ‘정보’와 단백질의 ‘기능’을 모두 갖춘 RNA들로 세상이 이뤄져 있었다는 ‘RNA 세계 가설’을 인정하고 있다. 쓰레기(정크·junk) DNA라는 취급을 받아왔던 98%의 DNA 대부분이 RNA로 전사된다는 사실, 다세포생물에 와서야 등장한 발생 과정에서도 RNA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도 추가로 밝혀졌다. 또한 인간과 침팬지 두뇌의 결정적 차이도 RNA 때문일 수 있음을 알려주는 증거가 발견됐다. 이런 여러 발견으로 분자생물학은 크게 바뀌고 있다. RNA는 현재 생물학자에게는 ‘혁명의 분자’로 불린다.

RNA의 역사를 나열한 후 저자는 현재 RNA가 인류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설명한다. 특히 1990년대에 발견된 마이크로 RNA, 이른바 miRNA(미르)가 불러온 ‘바이오 혁신’을 집중 탐구한다. 특정 조직에서 발현되는 미르 유전자의 특성을 이용하면 특정 단계에 있는 암 환자 종양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암에서 발현되는 미르 유전자 프로필을 조사하면 암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바이오업계에서는 미르를 이용해 암 진단과 치료에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심장병과 관련된 미르 유전자도 연구하고 있다.

어려운 생물학 개념 이해를 돕기 위해 책은 중요한 생화학과 분자생물학 개념을 자세히 들려준다. 또, RNA를 둘러싼 여러 발견과 발명 뒤에 숨은 배경지식과 학계 흐름도 함께 소개한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2호 (2023.11.01~2023.11.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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