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이재명, 당 통합 발언 이후 '문자쇄도'…강성 당원, 통제 쉽지 않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이재명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의원에 대한 징계와 관련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당내 통합을 밝히자 강성 권리 당원들로부터 문자가 쇄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식 중 병원 이송 후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홍익표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이 대표와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고 전하며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의원 징계 요청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고, 앞으로 나가겠다, 작은 차이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더니 이 대표한테도 문자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 대표도 웃으면서 나한테 문자를 보여주며 '나한테도 문자가 지금 아주 너무 많이 옵니다'라고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홍 원내대표를 비롯한 전·현직 민주당 원내대표들과 도시락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은 민주당의 문제를 넘어서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라며 "언제나 말씀드리는 것처럼 작은 차이를 넘어서 단합하고 단결해서 국민의 승리로 나아가는 길을 넓혀야 한다. '분열은 필패, 단결은 필승'이라는 각오로 저부터 솔선수범하고 앞장서겠다"고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

이날 회동에서 대표적 비(非)명계 인사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이 '강성 지지층의 의원들에 대한 테러 수준에 가까운 공격을 당이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전·현직 원내대표 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정식 사무총장, 박홍근·김태년·홍영표·우상호 전 원내대표, 이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우원식·이인영·윤호중·박광온 전 원내대표, 천준호 대표비서실장. 연합뉴스

이런 홍 의원의 요청에 홍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그런 것을 자제해 달라고 당원들에게 직접 호소한 게 여덟 차례"라며 "물론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지만, 당원들의 행동을 이 대표나 지도부가 일일이 통제하기가 참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늘 보면 일탈적이거나 일반 상식을 뛰어넘는 지지자들의 행태는 있었지만, 그것을 정치적 목적으로 자꾸 활용하는 정치인들이 더 문제"라며 "지지자들의 행동도 바로잡고 그런 걸 못하게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지지자들의 비이성적 행태에 휘둘리는 국회의원들과 지도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의원들 간, 또는 의원과 당원들 간에 서로 인격 모독적이거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는 표현들은 자제해야 하며, 근거 없이 지도부나 대표에 대해 공격하거나 퇴진하라는 식의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내는 것도 잘못"이라며 "두 가지 행태가 반복되거나, 당에 정치적 부담을 줄 때는 원내대표로서 그에 대한 경고나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23일 단식 투쟁 후 한 달여 만에 당무에 복귀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