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株 중 올해 시가총액 증가율 ‘1위’는 포스코···ETF까지 등장
포스코그룹이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철강 이미지가 강했지만 중장기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하는 등 친환경 기업으로 변화를 꾀한 그룹의 전략이 드디어 효과를 보는 모양새다. 특히 리튬부터 재활용(리사이클링)까지 아우르는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하며 신성장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키우는 중이다. 포스코그룹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포스코 계열 상장사 비중이 95%에 달하는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등장했다.
재무 구조 개선해 투자 여력 ‘탄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포스코그룹포커스’ ETF가 지난 10월 17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6개 포스코그룹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그동안 ETF로 만들어진 그룹은 삼성·SK·현대차·LG 등 네 곳. 포스코그룹에 집중 투자하는 ETF가 만들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구성 종목 중 포스코그룹사로만 95% 비중을 채웠다는 점이 특징이다.
포스코그룹 6개 상장사 중에는 포스코홀딩스가 25.5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포스코인터내셔널(24.52%), 포스코퓨처엠(23.68%), 포스코DX(16.54%), 포스코엠텍(3.6%), 포스코스틸리온(0.98%) 순으로 비중이 크다. 그 외 5%는 포스코그룹과 동일한 업종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채웠다. LX인터내셔널(1.3%), 현대제철(1.29%), 삼성엔지니어링(1.26%), LG에너지솔루션(1.24%) 등 4개 종목이다.
10월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종목 구성에 대해 “ETF 관련 규정상 반드시 10개 이상 종목으로 구성해야 한다”며 “6개 포스코 계열사와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종목으로 나머지를 채워야 포스코그룹에 투자하는 효과와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포스코그룹 계열사가 추가로 상장할 경우 종목 변경을 통해 포트폴리오에 편입한다는 방침이다. 그 외 정기 변경은 6·12월로 연 2회, 비중 변경은 3·6·9·12월로 연 4회다.
기초지수는 포스코그룹주에 집중한 ‘에프앤가이드 포스코그룹 포커스지수’다. 이 지수는 지난 3년 내내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았다. 지수 상승률은 2020년 39%, 2021년 26%, 2022년 7%다. 코스피 수익률은 2020년 31%, 2021년 4%를 나타냈으며, 지난해는 마이너스(-)25%를 기록했다. 지난 3년간 기초지수 성과가 379%인 반면 코스피 수익률은 6%에 그쳤다.
이번 상품을 개발하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포스코그룹의 재무 구조에 주목했다. 지속적인 재무 구조 개선을 통해 탄탄한 투자 여력을 보유했다는 분석이다. 2014년 49.1%에 달했던 포스코그룹의 순부채비율은 지난해 9.5%까지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5조원 수준이던 현금·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등 자금시재는 지난해 18조7000억원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탄탄한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 운용사의 설명이다.
특히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완성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2차전지 광물·소재·완성품·재활용 등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포스코그룹은 향후 3년간 투자를 가속화해 글로벌 시장 지위를 구축할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5조원 수준인 2차전지 소재 사업 투자비를 2026년 약 10조원까지 늘려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증대하고 고수익 확보를 위한 리튬·니켈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포스코그룹은 리튬부터 리사이클링까지 안정적인 공급망과 비용 절감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풍부한 현금 유동성과 그룹사 시너지를 통해 2차전지에 선제적 투자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부분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10개월 만 42조 → 92조
최근 포스코그룹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며, 포스코그룹은 30대 그룹 중 올해 시가총액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30대 그룹 상장사 216곳의 시가총액 변화를 분석한 결과, 연초 대비 10월 13일 종가 기준 포스코그룹 시가총액은 1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포스코그룹 합산 시가총액은 41조9387억원에서 92조3285억원으로 2배 넘게 급증했다. 2위 LS그룹의 시가총액 증가율이 43.5%라는 점을 감안하면 독보적인 수치다.
계열사별 시가총액 증가율은 포스코DX가 83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포스코인터내셔널(345%), 포스코엠텍(267%), 포스코스틸리온(89%), 포스코홀딩스(88%), 포스코퓨처엠(82%) 순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늘어난 시가총액은 포스코홀딩스(20조2791억원), 포스코퓨처엠(12조1230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9조1923억원)에서 대부분 나왔다. 올해 2차전지 업종이 국내 증시를 주도하며 해당 계열사 성장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2차전지 열풍이 다소 식으며 9월 이후 포스코그룹주 주가는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9월 1일부터 10월 18일까지 포스코퓨처엠(-26%), 포스코인터내셔널(-17%), 포스코엠텍(-15%), 포스코홀딩스(-14%), 포스코스틸리온(-3%), 포스코DX(-1%) 등 모든 계열사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3.7%, 13%씩 하락하는 등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영향도 있다.
3분기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최근 포스코그룹 주가를 끌어내린 배경이다. 증권가는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3분기 부진한 실적을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월 이후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는 각각 7곳, 4곳이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3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탓이다. 포스코홀딩스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8월 1조3129억원이었으나, 10월에는 1조1584억원으로 약 12% 낮아졌다. 포스코퓨처엠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동기간 885억원에서 669억원으로 약 24% 하향 조정됐다.
다만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도 여전히 주가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 평균 목표주가는 포스코홀딩스가 69만3056원, 포스코퓨처엠이 52만4059원이다. 이는 10월 18일 종가 대비 각각 39%, 57%씩 높은 수준이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홀딩스에 대해 “7월 이후 리튬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실적 전망치를 낮췄고, 중복 상장된 자회사들의 지분 가치 하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내렸다”면서도 “리튬 가격은 원가에 근접하고 있어 수요만 견조하면 추가 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퓨처엠에 대해 예상보다 3분기 실적은 부진하겠지만 내년부터 단결정 양극재 양산 안정화가 기대되고 이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협상력도 강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목표주가는 오히려 상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9월 이후 4개 증권사가 포스코인터내셔널 목표주가를 올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대한 증권가 평균 목표주가는 8만3750원으로 10월 18일 종가 대비 28% 높은 수준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사업 투자를 본격화하며 포스코에너지와 합병 시너지가 더욱 기대된다”며 “중장기적으로 포스코그룹 2차전지 밸류체인과 2050 탄소중립 비전에서 주요한 역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1호 (2023.10.25~2023.10.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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