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간다” 드론으로 본 가을 풍경

곽경근 2023. 10. 2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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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말 어디가나 가을색 가득
- 하늘에서 본 강원도의 가을
- 중산간 울긋불긋, 산 정상은 앙상한 가지만
"만추의 향연"가을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단풍이 화려함을 더하면서 절정을 보이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안반데기를 오르내리는 산간도로 옆 고루포기산 자락에 가을빛이 농익었다. 
- 산간도로 ‘드라이브 스루’ 추천
- 설악산은 단풍 절정 지나 내장산 29일, 지리산 31일 절정 예상
- 배추는 이미 출하, 무는 출하 분주
강원도의 가을이 농익고 있다.
폭염과 수해로 얼룩졌던 지난여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설악산에 얼음이 얼고 첫 눈이 내렸다는 소식에 단풍이 모두 떨어졌을까, 서둘러 강원도의 산간도로와 높은 재, 꼬부랑길들을 찾아 나섰다.
계절의 변화는 어김이 없다.뱀처럼 굽었다 폈다 굽은 도로 사이로 뜨문뜨문 차들이 보이고 추색에 물든 가을빛이 따사롭다.

지난 24일 새벽 자는 둥 마는 둥 카메라와 드론 장비를 챙겨 서둘러 집을 나서 강원도로 향하는 고속도로로 올라섰다. 횡계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니 조금씩 어둠이 거쳤다. 횡계 읍내에서 20여분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올라서니 산 정상아래 비탈진 넓은 들녘이 펼쳐졌다.
안반데기에 본 일출

구름 위의 땅 안반데기(안반덕)에서 맞는 아침은 늘 새롭다. 고산준봉 사이로 긴 햇살을 비추며 떠오르는 아침 해는 도시인들에게 삶의 활력을 선사한다. 이미 배추는 모두 출하되어 황토빛 가득한 언덕 멀리 산 능선 사이사이로 내려앉은 안개가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내고 있다.
이미 추석 전에 고랭지 배추는 모두 출하되고 일부 보리가 자라서 황토일색의 안반데기 풍경을 감추고 있다.(사진=용한국 사진가)

안반데기에서 마음껏 신선한 가을공기를 마시며 허파를 씻어낸 후 본격적으로 꼬부랑길 가을 풍경 담기에 나섰다. 1238m의 고루포기산에서 강릉으로 내달리는 산간도로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도로를 따라 산 아래 왕산마을까지 이어졌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 56번 국도에 위치한 하뱃재 (해발 560m) 정상 주위로 형형색색의 가을이 곱게 내려앉았다. 드론을 높이 띄어 하늘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뱀처럼 휘어진 도로와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가을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다.
고개 정상에서 10분 내려오다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드론을 올렸다. 모니터에 보이는 뱀처럼 굽어졌다가 펴진 산간도로 주변 산에는 온통 주황색, 노란색 계통의 가을 색으로 울긋불긋 물들었다. 특별히 색으로 표현하기에는 형용사가 부족하다. 열심히 셔터를 누른 후 파란 하늘 아래 깊어가는 가을 색으로 치장한 고갯길에서 인생의 여정을 돌아보고 조물주의 창조질서를 엿본다.
가을 단풍 절정인 요즘 강원 인제와 양양을 잇는 설악산국립공원 한계령 일대에 단풍이 불게 물들었다.

안반데기 산간도로 촬영 후 양양의 한계령으로 향했다.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한계령 정상에서 흐르는 옛 노래처럼 이 산 저 산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은 어김없이 한계령에도 가을을 몰고 왔다. 설악산이 단풍 절정기에 접어들면서 오색∼한계령 휴게소 구간 도로가 평일 임에도 행락객 차량으로 가득했다.
24일 설악산이 울긋불긋 단풍으로 고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설악산에서 절정을 이룬 단풍으로 빠른 속도로 남하 중이다.

운두령 정상에서 만난 마용한(60) 씨는 “춘천에서 친구와 모처럼 차를 몰고 가을풍경을 찾아 나섰다”면서 “늘 직장일로 답답했는데 깨끗한 공기와 가을바람에 살랑이는 단풍의 춤사위를 보니 몸도 마음도 상쾌하다”고 말했다.
'운두령 정상 풍경'운두령은 계방산(桂芳山) 자락에 있는 고개로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평창군 용평면의 경계에 위치한다. 해발 1,089m로 남한에서 자동차로 넘나드는 고개 중 1,330m의 만항재 다음으로 높은 고개이다. 항상 구름이 재를 넘나든다해서 ‘운두령(雲頭嶺)’이란 지명이 유래하였다.

지난 주말 설악산에서 절정을 이룬 단풍은 빠른 속도로 남하 중이다. 첫 단풍은 산 정상부터 20%정도 물들었을 때를 첫 단풍, 80% 이상 단풍이 물들었을 때를 절정이라고 말한다. 올해 단풍이 전국적으로 절정에 달하는 시기는 이달 하순부터 11월 초로 예상된다. 산림청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2023년도 가을 단풍 예측지도’에 따르면, 올해 붉은 단풍은 강원도 설악산(10월 23일)을 시작으로 전북 내장산(10월 29일), 지리산(10월 31일), 제주 한라산(11월1일) 순으로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강릉시 안반데기 정상의 풍력발전기와 파란하늘, 붉게 물든 단풍이 군더더기 없이 가을을 표현하고 있다.

단풍 절정 시기는 단풍잎 색깔이 진붉은색으로 50% 이상 변했을 때를 말한다. 수종별로 보면 당단풍나무와 신갈나무는 10월 26일, 은행나무는 10월 28일 가장 진한 색을 띨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는 지난 7~9월 고온 영향으로 단풍 절정 시기가 작년보다 2일 정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올 단풍 절정 시기는 지역과 수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으나, 대부분 10월 하순부터 11월 초로 예상되며, 수종별 단풍 절정 시기의 평균일은 당단풍나무(10월 26일), 신갈나무(10월 26일), 은행나무(10월 28일)로 분석되었다.
당단풍나무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전년도에 비해 2일 정도 단풍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강원도 설악산(10월 23일)을 시작으로 내장산(10월 29일경), 지리산(10월 31일경), 한라산(11월 1일경) 순으로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 늦지않았다. 강원도 단풍을 즐기고 싶다면 이번 주말, 무조건 설악산이나 오대산 방향으로 떠나면 된다.

또한, 2009년부터 식물계절현상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당단풍나무가 단풍이 드는 시기는 매년 약 0.33일씩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7~9월 평균기온 상승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만, 이러한 경향은 폭염 또는 한파 등 이상기후로 인해 지역별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구룡령 단풍'구룡령(九龍嶺)은 강원특별자치도(江原特別自治道)의 양양군(襄陽郡) 서면과 홍천군(洪川郡) 내면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아흔아홉구비가 용이 지나간 것처럼 구불거린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높이는 해발 1013m이며 국도 제56호선(철원-양양)이 통과한다.

한계령에서 단풍 취재를 마친 후 다시 고속도로에 올라 서양양IC를 빠져나와 조침령, 구룡령, 운두령, 하벳재 등 강원도의 대표적 꼬부랑길을 돌아보면서 드론으로 산 아래 가을 풍경을 차곡차곡 담았다.
산길에서 내려와 산간지역 도로를 달리다 보니 어디서나 가을 무 수확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덤으로 자작나무 풍경도 담았다.
하얀 자작나무와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새로운 그림을 그려냈다.

붉은 계통의 단풍과 무밭의 풍경이 조화롭다.(사진=용한국 사진가)

고속도로가 늘어나고 국도와 지방도가 직선화되면서 꼬불꼬불 산길은 우리와 점점 멀어져 가고 있지만 자연의 숲 속에서 오솔길을 찾아가듯 가을 깊어가는 이 시기 산간도로 ‘드라이브 스루’도 추천해 본다.
서울양양고속도로(서울양양고속국도 60번)를 타고 서양양IC에서 내려 418번 국도로 들어서면 얼마 안가서 뱀처럼 굽어진 조침령 고갯길을 만난다. 조침은 "높고 험하여 새가 하루에 넘지 못하고 잠을 자고 넘었다."고 하여 유래된 지명이다.

산 아래는 아직도 단풍이 약하고 중산간은 단풍이 절정이다. 산정상에는 완전히 옷을 벗은 나무들도 늘었고 단풍도 많이 졌다. 올해는 단풍 색도 예년만 못하지만 그래도 단풍객을 피해 호젓하게 깊어가는 가을 풍경을 즐기고 싶다면

굽이쳐 흐르는 백두대간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높은 산 고개 정상을 올라보자. 머플러 휘날리며 마음껏 산공기 들이마시며 만추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산 아래 풍경을 내려다 보는 것도 추천해 본다.

오색약수터 초입 풍경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케하는 안반데기 아침풍경
홍천군 내면 율전리에서 무밭 농사를 짓고 있는 김원호(70) 씨는 “무 농사만 6천평을 짓고 있다. 보시다시피 올해 유황병이 돌아서 무 상태가 좋지않다” 면서 “그래도 이 지역은 기후와 토질이 워낙 좋아서 무맛은 최고”라고 말했다.

태국에서 온 수파타 수완자이(34) 씨는 “남편과 함께 돈을 벌기위해 한국에 왔다. 태국에 두 딸이 있는데 어머니가 돌보고 있다”면서 “몇 년 열심히 일해서 태국에 돌아가 큰 집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홍천군 내면 은행나무 숲 가는길
홍천군 내면의 자작나무 군락에도 울긋불긋 가을색이 내려 앉았다.
이 가을 강원도 산과 계곡의 만산홍엽에 취해보고 싶다면 서둘러 길을 나서는 것이 좋다. 물론 꼬불꼬불 대부분의 도로가 난코스여서 여유를 가지고 안전하게 운전해야 한다.

인제·양양·횡계·홍천=글·사진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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