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대신 바다로 가는 한국 케이블카… 관광자원 개발 규제 완화를”

남호철 2023. 10. 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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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초대석] ‘설립 60주년’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윤영호 회장
윤영호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은 “알프스 산악관광지에는 케이블카와 산악호텔이 많다. 하지만 이를 두고 환경을 훼손한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이를 통해 민간투자가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웅 기자


한국 관광업계를 대표하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윤영호 회장은 관광자원개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민간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중앙부처의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를 소개해 주신다면.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관광협회와 호텔업, 여행업 등 11개 업종별 관광협회를 회원으로 구성됐다. 즉 중앙회의 회원은 개별 관광사업체가 아닌 ‘관광협회’다. 관광호텔, 여행사, 테마파크, 카지노 등 관광사업체는 업종별 관광협회와 지역별 관광협회에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전국의 협회들을 회원으로 하므로 정책학에서는 중앙회와 같은 협회를 정상연합이라고 한다. 관광진흥법에 따라 관광업이 시작되던 1963년 설립된 중앙회는 올해 설립 60주년이다. 관광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관광업계를 대표해 업계 전반의 의견을 종합·조정하고, 국내·외 관련 기관과 상호 협력을 통해 민간 부문의 관광정책 현안을 발굴하고 종합해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관광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쳤던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중앙회에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020년부터 2022년 하반기까지 코로나19 3년 동안의 국제관광 중단 시기, 코로나19 엔데믹 조치를 시행한 2023년으로 나눠 관광환경의 변화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내국인 해외여행자 수는 2870만명, 방한 외국인 수는 1750만명이다. 그리고 내국인의 국내관광은 연인원 기준 약 3억명 수준이었다. 한국은 국제관광지출 세계 6위권의 나라로 방한 외국인보다 내국인 해외여행객이 연간 1100만명 정도 많았다. 국제관광이 전면 중단될 경우 관광수지 적자는 더 줄어들게 되는 구조다. 한국은 세계 6위권의 해외여행지출국가다. 2020 년 1월 코로나19로 3년 동안 국제선 항공기 운항이 거의 중단되면서 전 세계 국제관광객의 90% 정도가 감소했다. 이에 내국인의 해외여행을 담당하는 여행사와 방한 단체 외국인 여행객에 서비스를 제공하던 여행사와 외국인 이용 비율이 높은 서울 시내 호텔, 도시민박 등 주요 숙박시설과 외국인 관광객 이용시설의 어려움이 많았다. 방한 외국인 시장을 보면 2013년부터 방한 외국인 관광객수 1위를 기록하던 중국이 올해부터 일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1960년대부터 2012년까지 50년 동안 방한 외국인 관광객 1위를 고수했던 일본이 다시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이 큰 변화라고 본다. 2017년부터 자국민의 한국행 단체관광을 금지했던 중국이 올해 8월에 방한 단체관광금지령을 해제했지만, 단체관광이 금지됐던 2019년 수준의 한국 방문객 수에 못 미친다.”

-여행업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현재 어느 정도 회복됐는지, 풀어야 할 숙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코로나19 3년을 결산해 보면 가장 어려움이 컸던 관광사업체는 여행사다. 2022년 하반기부터 해외여행이 재개됐지만 현재 2019년 수준도 회복되지 못했다. 여행유통구조의 디지털화가 가속되면서 중소여행사의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다. 또 개별여행 비중이 계속 늘어나면서 여행사 이용률이 낮아지고 있다. 더욱이 내국인의 해외여행에서는 다시 저가 덤핑 관광상품이 등장하고 있어 이를 규제해달라는 지역 중소여행사들의 요청이 많다.

-2017년부터 6년 동안 중국인의 한국방문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했던 중국이 한국방문을 허용했는데. 6년 전과 다른 점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지 않기 시작한 시기는 2015년 5월 메르스 사태부터다. 8년 만에 중국인의 방한 단체관광이 재개됐다고 본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몰려오던 2015년 상황과 비교해 보면 많은 점이 달라졌다. 2015년 방한 중국인 단체관광객 시장의 특성을 보면 저가 덤핑관광을 관광객의 쇼핑으로 메우는 구조였다. 즉 관광보다는 쇼핑 위주의 단체관광이다. 8년이 지난 2023년에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한국의 관광물가다. 한국의 최저임금, 관광기업에 대한 안전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8년 전 가격으로 한국관광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국 현지 여행사는 한국 여행사에 과거 가격을 요구하면서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방한 중국인 단체관광객 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중국인 관광객의 여행트렌드도 변화했다. 단체 패키지 여행이 아닌 개별여행이 선호되고 있다. 개별여행객들은 과거와 달리 쇼핑을 많이 하지 않는다. 실속형 쇼핑을 한다. 이에 면세점 등 쇼핑센터의 매출도 예상을 밑돌고 있다.”

-K컬처와 관광의 융합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K드라마, K팝을 통해 한국을 접한 외국인의 한국방문 의향이 높아지고 있다. K컬처를 통해 한국을 간접 경험한 전 세계의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려고 한다. 이제 K컬처를 경험한 유럽, 중동, 북미 등 많은 국가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이에 관광업계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광업계 발전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관광자원개발에 대한 규제 완화로 민간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산악 케이블카 설치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스위스를 관광선진국이라고 하는데 알프스 지역 융프라우 등 산악관광지에는 케이블카와 산악호텔이 많다. 스위스 케이블카가 알프스의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고는 하지 않는다. 전 세계의 관광객이 융프라우의 케이블카를 이용해 관광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케이블카는 산으로 가지 못하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고 있다. 바닷가 관광지는 발전하고 있지만, 내륙 산악지역 관광지는 각종 규제로 인해 쇠퇴해 가고 있다. 규제 완화로 지역의 내륙 산악지역에 관광개발 투자를 유치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중앙부처의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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