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일어나 걷더니 춤까지…하반신 장애인 기적, 현실이 된다
코스닥 상장사인 베노티앤알이 26일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걸을 수 있게 돕는 ‘이족보행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을 공개했다. 우선 재활치료용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향후 가정·일상용 보행 보조 로봇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베노티앤알은 이날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로봇 사업 진출 설명회를 열고 이족보행 로봇 ‘엑소모션(XoMotion)’을 선보였다. 엑소모션은 하체 외골격 로봇으로, 노인과 장애인 등의 이동과 재활을 돕기 위해 고안됐다.
이용자가 스스로 입고 벗는 것은 물론 로봇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지능형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을 통해 스틱 등 보조 기구 없이 로봇만으로 균형을 잡는 ‘셀프 밸런싱’이 가능하다. 휴대용 조이스틱으로 이용자와 재활치료사 모두가 로봇을 조정할 수 있다. 또 다리 한쪽당 6개씩 총 12개의 전동 모터를 탑재해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지원한다.
이날 행사에선 엑소모션 개발에 자문으로 참여한 하반신 마비 장애인 클로이 앵거스가 직접 로봇을 입고 걷는 모습을 보여줬다. 혼자 휠체어에서 일어나 스스로 로봇을 입었으며 앞으로 천천히 걷는 것뿐 아니라 옆으로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춤을 추는 모습도 시연했다. 그는 엑소모션 홍보이사로 활동하며, 이 로봇을 입고 50만 보 이상 걸었다고 한다.
베노티앤알은 엑소모션을 개발한 캐나다 로봇회사 휴먼인모션로보틱스와 손잡고 재활치료용 로봇을 병원이나 연구기관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엑소모션은 현재 캐나다의 ‘토론토 재활센터’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6년엔 가정·일상용으로 판매를 시작하고, 2027년 글로벌 판매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가격은 재활치료용의 경우 대당 17만5000달러(약 2억3800만원), 가정용은 대당 8만 달러(약 1억8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BIS 리서치에 따르면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2020년 4억9000만 달러(약 6600억원)에서 2031년 88억 달러(약 11조9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고령화에 따라 노인 등의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베노티앤알의 판단이다. 정집훈 베노티앤알 대표는 “외골격 로봇 시장은 1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거대 시장”이라며 “웨어러블 로봇 연구 개발부터 자체 생산, 판매까지 진행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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