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맥 다음달부터 5500원…베트남·일본보다 비싸다
맥도날드가 다음 달 2일부터 빅맥 등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한다. 올해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맘스터치도 이날 가격 인상 계획을 밝혀 ‘가격 인상 도미노’가 식품·주류 업계에서 음식 프랜차이즈 업계로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
26일 맥도날드에 따르면 가격 인상 품목은 모두 13개, 평균 인상률은 3.7%다. 이에 따라 빅맥 가격은 기존보다 300원 오른 5500원이 된다. 불고기 버거와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도 각각 300원 오른다.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 오르고, 아이스 드립 커피는 200원 인상된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계속되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했으나, 고객 부담을 줄이고자 인상 품목과 폭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빅맥 가격은 5200원에서 5500원으로
맘스터치 역시 오는 31일부터 닭가슴살을 원료로 쓰는 버거 4종의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휠렛버거는 4400→4700원으로 300원 오른다. 맘스터치 측은 “닭가슴살이 공급 불안으로 원가가 큰 폭으로 올라 가맹점주들과 상의해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리아‧버거킹‧노브랜드버거 등 다른 주요 브랜드는 “현재까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는 식품‧외식 업계 등에 잇따라 물가 안정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전날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이마트 세종점을 찾아 “물가안정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도 지난 20일 식품 업계와 간담회를 열어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 식품‧외식 업계는 내심 반발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지하철‧버스 요금에 최저임금까지 올린 건 정부”라며 “고물가에 고금리까지 겹친 상황에서 공공요금을 직원 월급에 반영해야 하는데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들은 고사 직전에 놓였다”고 항변했다.
맥도날드, 2년 연속 수백억 영업손실
한국맥도날드는 수년째 수백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2021년 278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비슷한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 기간 매출은 8679억원에서 9946억원으로 12.7% 상승했지만, 수도‧전기‧가스(14.5%)와 광고비(14.3%), 급여(8%) 등이 올라 영업이익 개선에 발목을 잡았다.
한국의 빅맥 가격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8월 공개한 ‘빅맥 지수’에 따르면 스위스(1만129원)와 미국(7574원), 싱가포르(6377원)보다 현재 한국의 빅맥(5200원) 가격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4631원), 베트남(4084원)보다는 비쌌다.〈그래픽 참조〉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버거 핵심 제품으로 쓰이는 일부 원료는 인건비가 너무 올라 중소 가공 업체가 파산하는 경우도 있다”며 “가격 인상을 불가피하게 진행하다 보면 내부 갈등도 빈번히 벌어진다”고 전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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