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고, 돌고, 오르고…웨어러블 로봇 등장
[한국경제TV 유오성 기자]
건축 기자재 업체 베노티앤알이 웨어러블 로봇시장 진출 계획을 구체화했다.
정집훈 베노티앤알 대표는 26일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식약처 임상 승인 절차를 거쳐 국내 재활병원과 연구기관에 엑소모션(웨어러블 의료기기 로봇)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베노티앤알의 로봇 사업 추진 배경과 상용화 계획 등 사업 로드맵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다. 베노티앤알은 지난 5월 캐나다 웨어러블 로봇회사 휴먼인모션로보틱스 지분 45% 인수를 통해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 진출했다. 이어 지난 9월 베노티앤알과 휴먼인모션로보틱스가 각각 60%, 40% 지분을 출자해 휴먼인모션로보틱스아시아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휴먼인모션로보틱스는 지난 2016년 로봇공학 전문가 시아막 아르잔푸어 교수와 애드워드 박 교수(한국명 박정욱)가 캐나다 벤쿠버에 설립한 로봇 회사다. 두 창업자는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 공학대학교 교수다. 주력 제품은 웨어러블 외골격 로봇 엑소모션이다. 엑소모션은 셀프 밸런싱(자체 균형) 기술과 핸즈 프리 기능 등 최신 로봇 기술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휴먼인모션로보틱스는 캐나다 정부와 엑소모션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토론토 재활 센터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 대표는 본업인 실내건축 사업이 아닌 로봇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도 밝혔다. 그는 "로봇은 시장 한계가 있다는 편견이 있지만 외부 자료에 근거해 분석한 결과 시장 규모가 작지 않고, 노령화에 따라 시장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머지 않아 로봇이 휠체어를 대체할 세상이 올 것이고 우리는 여기 투자해 성장에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엑소모션은 12개 모터와 엑추에이터가 달린 웨어러블 재활로봇이다. 모터와 엑추에이터가 많을수록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 많다는 의미로 신체 공학적인 설계를 통해 부드러운 신체 움직임을 구현했다. 박정욱 휴먼인모션로보틱스 창업자는 "외골격 로봇은 로봇 안에 사람이 들어가기 때문에 휴머노이드보다 개발이 어렵다"며 "신체 고관절 회전 중심 부위와 로봇 회전 중심 부위가 일치해 관절 어긋남에 의한 부상 위험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베노티앤알은 내년 식약처 승인을 기점으로 글로벌 생산과 판매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재활치료용 로봇 엑소모션 R1은 내년 하반기 재활병원에 공급하고, 2026년에는 개인 보행 보조 로봇을 개발해 판매한다. 이를 통해 2027년 엑소 모션 글로벌 판매 1천억 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시장은 1조2천억 원 규모지만 오는 2030년 18.3조 원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 대표는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연평균 42.2% 이상 고속 성장 중인 분야"라며 "사업이 계획대로 실현된다면 일반적인 수익 가치 외에 공공이익을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걸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유오성 기자 os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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