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전쟁 뒤 껑충, 中마저 지갑 열었다…금값 2000달러 눈앞
금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중동 지역 전쟁 여파로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대표 안전 자산인 금이 투자 ‘피난처’로 부각되면서다.
25일(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온스당 199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8.8달러(0.44%) 올랐다. 지난 7월 31일(2009.2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금 가격은 지난 5월 4일 종가 기준 역대 최고점(2055.7달러)을 찍은 후 하향 곡선을 그려 이달 초에는 1830달러 선까지 내려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 강화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시장 금리가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10년 만기 미국 채권 금리는 한때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연 5%를 넘기도 했다. 대체로 시장 금리는 금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현물인 금을 가지고 있을 경우 이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시장 금리가 높을 경우 현물보다는 이자 수익을 노릴 수 있는 금융상품 등에 투자가 몰리는 경향이 크다.
지지부진한 금 가격을 끌어올린 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와의 전쟁이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있기 전인 6일 금값(1845.2달러)과 비교하면 약 20일 만에 149.7달러(8.1%) 뛰었다. 이스라엘 전쟁 발발 이후 전황을 예측할 수 있는 소식에 따라 금 시세가 좌우되는 모양새다. 직전 2거래일간 상승세가 주춤했던 금값이 다시 뛴 건 확전 가능성을 키운 소식이 재차 등장했기 때문이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격화함에 따라 안전자산 수요가 급등하며 최근 금값이 오르는 추세”라며 “특히 25일의 경우 미국이 중동에서 미군 기지 방어 시스템을 강화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금을 비롯한 귀금속 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금값이 지난 5월 이후 다시 종가 기준으로 2000달러를 다시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이 26일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내에 탱크 등을 동원해 대규모 심야 공격을 가한 뒤 철수했다”고 밝히는 등 지상전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금값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다른 이유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달러 거래를 금지하는 등 달러를 무기화하면서 중국, 러시아가 보여준 금 매입 수요도 금값 상승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중국 인민은행의 금 보유액은 약 1362억 달러(7046만 온스)로 지난해 11월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다만 향후 금값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을 지낸 배현기 웰스가이드 대표는 “전쟁 영향 등으로 같은 안전 자산인 금과 달러가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미국의 긴축 장기화와 여전한 고금리 상황을 전망하면 달러 강세가 더 이어지고, 그 여파로 금 가격 상승세는 주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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