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세대교체 바람 ‘촉각’…장수 CEO들 좌불안석?
최희문 메리츠 부회장·정일문 한투 사장 ‘주목’
유임 기조 강했던 지난해와 달리 변화 가능성
미래에셋증권에서 시작된 세대교체의 바람이 타 증권사로 확대돼 현역 장수 최고경영자(CEO)들의 교체로 이어질 지에 이목이 쏠리면서 세대교체가 연말 증권가 인사의 화두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최현만 회장의 용퇴와 함께 2세대 경영진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한 데 이어 임원 인사에서도 젊은 리더를 대거 발탁 승진하면서 다른 증권사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현역 장수 CEO들의 유임 여부다. 미래에셋에서 박현주 회장의 창업 멤버인 최현만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다른 장수 CEO들이 연말 인사에서 자리를 지킬지가 관심사다.
최 회장은 지난 2016년 11월부터 미래에셋증권을 맡아왔었는데 앞서 지난 1999년부터 2011년까지도 대표직을 수행했고 2012년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2016년부터 다시 복귀한 것이어서 대표 역임 햇수로는 19년인 최장수 CEO였다.
그의 용퇴로 자연스레 시선은 그 다음으로 장수 CEO인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 2010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자리를 맡은 이후 지난해 네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오는 2025년 3월까지인 임기를 무사히 마치면 연속 기준 업계 역대 최장수 CEO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최현만 회장의 경우, 햇수로는 최장수 CEO지만 중간에 자리를 옮겨 공백이 있었다.
아직 임기가 남은데다 지난해 경영성과도 좋았던 터라 그동안은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최 부회장은 취임 전 20위권의 중소형 증권사였던 회사를 10위권으로 끌어올렸고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1조925억원)하면서 1조 클럽에 가입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올해는 1조 클럽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다 이화전기 그룹 매매정지 및 내부자거래 관련 의혹, 내부통제 미흡 등의 악재에 휩싸이면서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등 1년만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여기에 최현만 회장의 용퇴로 증권가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 수 있는 점도 입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연임 여부가 주목되는 CEO다. 지난 2018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5년째 회사를 이끌어 오고 있는데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6연임(임기 1년)에 도전한다. 기존 8연임을 노렸던 최현만 회장이 물러나면서 연임 횟수로 최다 연임자가 된 터라 이목이 쏠리게 됐다.
정 사장은 공채 사원에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첫 사례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1988년 동원증권에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동원증권이 한투증권에 인수된 이후에도 이직 없이 36년 동안 같은 회사에 재직 중이다. 특히 재직 기간 중 27년을 투자은행(IB)본부에서 근무하며 업계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에도 5연임에 성공한데다 올해 실적도 개선돼 교체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3486억원) 대비 23.63% 증가한 4310억원으로 이는 업계 1위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1조29억원)하는 유일한 증권사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회사가 단기 성과보다 CEO의 경영 안목 등을 믿고 장기간 맡기는 인사 정책을 펼쳐 온 점도 유임에 긍정적 신호로 여겨져 왔다. 정 사장 전임인 대표이사였던 유상호 전 부회장도 11번의 연임 기록을 남긴 바 있다.
하지만 업권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진다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여기에 대행사 보수 미지급과 기술 탈취 의혹 등 불공정 거래 의혹와 채용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 사장은 해당 사유로 올해 정무위원회 종합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돼 26일 출석했는데 이로써 현역 장수 CEO 2인이 모두 국감에 나오게 됐다. 앞서 용퇴한 최현만 회장도 공교롭게도 올해 국감을 앞두고 라임·옵티머스 사태 당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특혜 환매 의혹과 관련해 증인 출석 가능성이 거론됐었다.
이와 함께 미래에셋증권이 사장단에 이어 임원 인사를 연이어 단행하면서 다른 증권사들의 인사 시기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CEO급 뿐만 아니라 임원진들에서도 젊은 리더들을 대거 발탁하는 세대교체 인사가 함께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올해는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연초의 기대감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경영 환경 악화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 현 체제 유지를 택했던 만큼 올해는 변화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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