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교단 최초로 여교역자 출산 휴가 법제화

손동준 2023. 10. 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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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가 여성 교역자의 3개월 출산휴가와 월 1회 생리휴가를 보장하기로 했다.

기감 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 추산으로 2023년 현재 교단 내 여성 교역자는 977명이다.

홍보연 기감 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법안이 통과된 만큼 교단 소속 모든 교회와 각 연회에서 잘 적용되기를 바란다"면서 "향후 감리회 전체 여 교역자 대상으로 퍼질 것을 기대하게 하는 상징적인 결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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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총회 입법의회 둘째 날, 관련 법안 통과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5회 입법의회가 25일부터 강원도 고성 델피노 리조트에서 열리고 있다. 기감은 둘째 날 회무에서 모성 보호법을 통과시켰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가 여성 교역자의 3개월 출산휴가와 월 1회 생리휴가를 보장하기로 했다. 목사와 전도사 장로가 되려면 양성평등 및 성폭력 예방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기감은 25일 주요 교단 가운데 처음으로 모성 보호를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25일부터 강원도 고성 델피노 리조트에서 열리고 있는 제35회 입법의회에서다. 입법의회 둘째 날인 26일 오전 회무에서는 여성 교역자의 월 1회 생리휴가와 출산 전후 3개월의 유급 출산휴가를 보장하고, 임신·출산으로 인한 여성 교역자의 진급 불이익을 막는 이른바 ‘모성 보호법’을 통과시켰다. 추후 타교단들의 도입 여부도 주목된다.

일부 입법의원이 “의무 조항으로 만들면 교회들이 여성 목회자의 청빙 자체를 하지 않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법제화 대신 문화를 만들어 가자”는 반대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지만 투표 결과 찬성 340표 반대 71표로 무난히 통과됐다. 법안은 자구 수정 등 절차를 거친 뒤 감독회장이 공포하면 즉시 시행된다. 이르면 올해 안에 법안 공포가 이뤄질 전망이다.

기감 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 추산으로 2023년 현재 교단 내 여성 교역자는 977명이다. 전체 교역자 가운데 약 9%에 해당한다.

모성 보호법이 교단 차원에서 제정된 것은 기감이 처음이다. 이 법안을 제안한 우동혁 서울남연회 만남교회 목사는 “준비 과정에서 교단의 여러 목회자와 장로님들의 의견을 청취했다”며 “진작 했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보연 기감 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법안이 통과된 만큼 교단 소속 모든 교회와 각 연회에서 잘 적용되기를 바란다”면서 “향후 감리회 전체 여 교역자 대상으로 퍼질 것을 기대하게 하는 상징적인 결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홍 위원장은 또 “모성 보호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부성 보호”라며 “출산과 육아가 여성만의 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부모 모두에게 적용토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회무에서는 교회 내 양성평등을 확립하고 교회 내 성폭력을 막기 위한 법안들이 입법의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앞으로 기감에서는 전도사와 목사, 장로가 되기 위해서는 연수과정 중 ‘성경에 근거한 동성애 관련 교육’과 ‘양성평등 및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아야 한다.

‘부적절한 결혼 또는 성관계(동성 간의 성관계와 결혼을 포함)’, ‘간음 성폭력 성추행 등 유사 성행위’, ‘상하관계를 이용한 부적절한 성관계’는 감리회 법이 정하는 범죄로 명시됐다. 범죄를 저질러 감리회 재판법이나 사회법에 따라 직무집행이 정지된 목회자를 초청하는 교회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청장년선교회 회원의 상한 나이를 기존 만 47세에서 만 49세로 올리는 안, 2025년 3월부터 교단 산하 3개 신학대학원을 통합한 웨슬리신학대학원을 운영하는 안이 통과됐다. 복수의 교회가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공유교회 관련해서는 북한 이탈 주민, 조선족, 고려인에 대해서만 허용하기로 했다. 개척교회 최소 입교인 수를 12명에서 5명으로 줄이는 안은 부결됐다.

고성=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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