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잊은' 현대차, 年매출 164조‧영업익 15조 간다(종합)

박영국 2023. 10. 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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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매출‧영업익 가이던스 '상단' 혹은 '상회' 전망
미국, 유럽, 인도 판매 호조…판매믹스 개선으로 수익성 강화
전기차 성장세 둔화에도 전동화 전략 유지…美 전기차 공장 '계획대로'
아이오닉 5 N. ⓒ현대자동차

올 들어 매 분기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여세를 몰아 연간 영업이익 15조원 돌파에 도전한다. 글로벌 시장 침체 등 악재 속에서도 높아진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견조한 판매를 유지하고, 제네시스‧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으로의 판매믹스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서강현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26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각종 악재에도 불구, 주요 시장에서의 견조한 성장세 지속, 지속적인 당사 제품 믹스 개선, 인센티브 증가 최소화, 우호적인 환율 환경 등을 통해 연간 가이던스(실적 전망치)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의 상단에 가까운 연간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연간 가이던스를 매출액 성장률은 14~15%로, 영업이익률은 8~9%로 상향해 발표한 바 있다. 4분기 각종 대외 악재에 따른 자동차 시장 침체에도 불구, 기존 가이던스를 수정하지 않고 가이던스 범위 내에서도 상단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현대차가 발표한 3분기 실적은 매출액 41조27억원, 영업이익 3조8218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7%, 영업이익은 146.3% 각각 확대된 규모다.

지난해 3분기 판매보증충당금 설정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 상승폭이 컸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호실적으로 평가받기 충분하다. 실적발표 이전 시장 예상치 3조6000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1~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액 121조311억원, 영업이익은 11조65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9조8198억원)을 뛰어넘었다.

현대차의 가이던스 최상단인 매출액 전년 대비 15% 성장, 영업이익률 9%를 반영하면 매출은 163조9066억원, 영업이익은 14조7515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4분기 매출 42조8755억원, 영업이익은 3조991억원을 기록하면 연간 가이던스 최상단을 달성할 수 있다.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와 비슷한 수준만 유지해도 현대차는 연간 영업이익 15조 시대에 진입한다.

서 부사장은 “가이던스를 살짝 초과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면서 “다만 0.5% 이상의 큰 변동 요인이 있을 때라면 가이던스 수정이 필요하겠지만, 살짝 초과하는 정도에선 (수정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 가이던스 상단을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차종별 판매 및 친환경차 판매 비중. ⓒ현대자동차

이같은 자신감은 브랜드와 제품력 강화에 따른 판매 호조와 수익성 중심 판매전략의 성과를 배경으로 한다.

서 부사장은 “급격한 전기차 시장 변화와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현대차는 미국,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는 (연간) 역대 최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 판매믹스 개선도 현대차가 두 자릿수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배경이다. 서 부사장은 “SUV와 제네시스 판매 비중이 크게 증가해 각각 54.7%와 5.1%를 달성했으며, 이는 전체 판매 비중의 60%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현대차의 SUV 비중은 50.6%, 제네시스 비중은 4.9%였다.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전동화 전환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서 부사장은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할 때 제조사들은 리니어하게 계획을 짜지만 실제로는 약간 계단식으로 변하는 게 보통”이라며 “전기차 시장이 충전 인프라와 가격 부담 등 얼리어답터에서 일반 소비자로 가는 과정에서 제약 요인이 발생하는 걸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각 권역별로 내년 수요를 차종별로 예측하고 있는데, 전기차 역시 시장에 맞춰 예측하고 있고, 기대했던 것보다 내년 전기차 판매계획이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급하게 전기차 판매를 전략적으로 줄이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 부사장은 “지금 잠깐 장애물이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전기차쪽으로 확대되는 건 맞고, 전기차 시장이 우상향 곡선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당장의 장애물 때문에 보수적 시각으로 전기차 생산 기회를 늦춘다던가, 개발을 늦춘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공장 가동 시점에 대해서도 최근의 전기차 시장 상황의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서 부사장은 “미국공장은 IRA 혜택을 받는 측면에서 의사결정을 빠르게 진행하는 것인 만큼 2024년 하반기 양산 일정 자체를 늦출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면서 “일정을 예정대로 지켜 우리 차를 가지고 경쟁하면서 다른 업체들이 받는 보조금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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