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통합' 메시지 이재명…'가결파 징계' 논란 계속
李 강성 지지층, 비명 지역구에 비난 현수막
비명계 "말뿐인 통합"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체포동의안 본회의 가결 사태' 이후 지속되는 당 갈등을 봉합하는데 총력을 쏟고있다. 지난 23일 무기한 단식을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가 '가결파 무징계'를 선언하고 통합을 주문했지만, 강성 지지층 등을 중심으로 '가결파 징계' 목소리는 여전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사태가 계속 악화되면서 비명계는 이 대표가 '말뿐인 통합'을 외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전·현직 원내대표 간담회를 열고 "‘분열은 필패, 단결은 필승’이라는 각오로 저부터 솔선수범하고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작은 차이를 넘어서, 단합하고 단결해서 국민의 승리로 나아가는 길을 넓혀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9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 본회의 가결 사태 이후 지속되고 있는 당 내분을 내년 총선 전까지 해결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총선이 168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민주당의 문제를 넘어서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라는 데에 많은 분이 동의한다"면서 "잘못된 국정 운영을 심판해야 국가의 퇴행과 우리 국민들의 불행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더욱 하나가 되고 우리 국민들에게 기대를 심어드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쇄신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던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며 내놓은 첫 일성도 ‘통합’이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정부에는 국정쇄신을 요구하고, 당에는 "체포동의안 처리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단합을 당부한 바 있다. 사실상 '가결파에 대한 징계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친명계인 장경태 최고위원은 '가결파 징계 여부'에 대해 징계는 물론 공천 불이익도 없다고 설명했다.
장 최고위원은 전날 YTN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가 당무 복귀 첫 일성으로 단결 메시지를 냈다. '가부 행위에 대해서 여러 가지 논란이나 책임을 묻거나 하는 부분이 더 이상 우리 당내에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체포 동의안과 관련해선 더 이상 거론 자체를 안 하겠다는 것이니까, 그런 (징계) 진행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 불이익 같은 것도 안 받는가'라는 질문에 "시스템 공천이기 때문에 징계를 받아야지 감점 등의 조항이 있다. 현재 안 받고 넘어가기 때문에 불이익은 없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책임을 물으며 비명계 의원들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는 등 내홍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같은 당의 이원욱, 윤영찬 의원 지역사무소에 비명계 비난 현수막을 걸어놓는 등 과격 행동을 보인 것을 지적하며 "이런 행위야말로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굉장히 심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여기에 대해서는 왜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제지도 안 하고 그냥 놔두냐"며 "결국은 굉장히 포용하는 것처럼 하면서 시간은 우리 편이고 고사 작전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가 가결파 징계 여부에 명확히 선을 긋지 않고 '왈가왈부하지 말자'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명계 의원을 가리켜 '도마 위의 생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민주당 원로 인사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진정한 당 통합을 위해서는 이 대표가 보다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 강성 지지자가 비명계 의원을 겨냥해 '나에게 한 발의 총알이 있다면 매국노를 처단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건 것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가 저런 짓거리를 못 하게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말로만 '우리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이렇게 해서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가결파에 감사 인사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 대표가 이번에 영장이 기각돼서 어쨌든 지금 전기를 만들지 않았나. 체포동의안을 가결한 동지들 때문에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것 아닌가"라며 "그때 부결됐다면 강서보궐 선거에서 졌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어 "(체포동의안을)가결한 가결 파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 보면 이재명 대표는 진짜 그들에게 누군지 알면 가서 큰 절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달 페이스북에서 가결파 의원들을 향해 '외상값은 계산해야 할 것'이라며 경고성 메시지를 낸 것을 두고는 "그런 모자란 애들 말을 들었으면 당이 어떻게 됐겠냐"며 원색 비난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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