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조직·세력 부족…이언주에 손 내미는 이준석

이준석, 與 내 원심력 키우기 안간힘
창당 경험 이언주와 토크콘서트 예고
유승민 신당 관련해서도 "배제 안 해"
당 안팎 '여론전일 뿐' 냉소적 반응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국민의힘 일각에서 당내 원심력을 키우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과의 신당 창당 가능성, 이언주 전 의원과 전국 순회 계획 등을 밝히며 최전선에서 여론몰이 중이다.

실제 이언주 전 의원은 26일 BBS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모든 걸 열어놓고 있다"며 이 전 대표와 함께 신당 창당 가능성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이 전 의원은 2019년 '미래를향한전진4.0'을 창당해 본 경험이 있어, 조직과 세력이 부족한 이 전 대표가 손을 내밀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다음달 부산과 광주 등에서 두 사람이 순회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물론 두 사람은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으로 얘기를 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젊은 정치인으로서 대안을 모색하자' '이대로 그냥 있기에는 울분이 일어난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누며 의기투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의원은 "지금 상태에서 국민의힘에서 공천 받는 것 자체가 명예롭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내 힘으로 돌파할 수도 있는 것이고, 뜻이 맞는 사람들이 있으면 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신당을 창당하는 방향도 정치권 안팎에서 꾸준히 거론된다. 이 전 대표는 "(유 전 의원과) 신당 창당을 논의한 바가 없다"면서도 "준비하고 있지 않지만 내 입장에서 신당 가능성은 당연히 배제하지 않고 간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전날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의 탈당을 '신당 세력의 전위대'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신 전 부대변인은 이 전 대표가 실시한 인재 영입 프로그램 '나는 국대다'를 통해 국민의힘 대변인단에 합류해 그간 '이준석계' 인사로 분류돼왔다. 특히 이 전 대표가 징계를 받아 대표직에서 끌려 내려오자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현 '정당 바로 세우기', 정바세)' 모임을 결성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신 전 부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원하는 비전과 가치에 맞는 분들이 있다면 도울 수도 있지만, 없다면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한다"며 창당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이 전 대표의 신당과는 다른 노선임을 피력했지만, 반(反) 국민의힘 신당들이 속속 생겨날 경우, 종국에는 연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신당의 동력이 그만큼 크지 않다는 방증으로 읽는 시선도 있다. 유력 대선주자와 같은 확고한 구심점이 없고, 지역적 기반도 마땅치 않기 때문에 구체적 움직임 없이 산발적인 여론전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이 전 대표와 동지"라면서도 탈당 및 신당에 대해서는 "내 마음대로 할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신당 뉴스가 튀어나오며 주목도가 높아지니까 (이 전 대표가) 아이템을 그대로 사장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신당 이야기 자체를) 즐기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목소리로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는데, 비토 정치만으로 총선까지 이어가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