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 없는 혁신위... 인요한 "제가 쓴소리 많이 할 것"

박소희 2023. 10. 2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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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청년 강조했지만 '선수가 규칙 정하냐' 우려도... '낙동강 하류 세력 뒷전' 발언 거듭 해명

[박소희, 남소연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 인선 배경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앞으로 두 달 동안 국민의힘의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혁신위원회의 진용이 갖춰졌다. 하지만 '비윤석열계' 인사는 전혀 포함되지 않은 구성을 두고 지적이 나오자 인요한 위원장은 "제가 쓴소리 많이 할 것"이라는 말로 일축했다.

인 위원장은 2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일 동안 잠을 설쳐가면서 아주 어렵게, (혁신위원회) 이름을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12명의 혁신위원을 두고 "인선 기준은 여성, 또 젊은 연령. 우리가 세대 교체를 해야 하는데, 청년. 이렇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하고 관계없는 사람, 외부 인사를 많이 배려했다"라며 "그분들이 전문적으로 (일할 거다), 한마디로 브레인(brain)들"이라고 추켜세웠다. 다음은 혁신위원 명단이다.

박성중 의원, 김경진 서울 동대문구을 당협위원장, 오신환 서울 광진구을 당협위원장, 정선화 전북 전주시병 당협위원장, 정해용 전 대구광역시 경제부시장, 이소희 세종시 의원, 이젬마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임상조교수, 최안나 세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송희 전 대구 MBC 앵커, 박우진 경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

정해용 혁신위원은 기자들에게 "국민 의견을 가감 없이 들을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인사로 구성했다"라며 "정치인 5명-비정치인 7명, 여성 7명-남성 5명, 또 젊은 층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부연했다. 또 "혁신위가 오는 총선에서 수도권의 새로운 바람을 만들 수 있도록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세 명을 포함했고, 당세가 열세인 전북과 세종에서 활동 중인 청년·여성 정치인도 두 명 포함돼 있다"며 "당을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꼭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인요한 위원장은 "회의를 가능하면 내일 바로 개최하려고 한다"라며 "이명박 대통령도 찾아뵙고, 대구에도 가서 박근혜 대통령도, (일정이) 언제 잡힐지는 모르지만 내려가서 만나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제가 의사"라며 "확실히 약속하는 것은, 아마 일주일이 지나면 굉장히 당에서도 걱정을 많이 할 거다. 왜냐면 쓴 약을, 꼭 먹여야 될 약을 조제해서, 아주 여러분들이 시원하게 느낄 수 있도록 찾아가겠다"고 공언했다. 

"쓴 약 조제" 장담했지만... '비윤' 없이 통합형 인선?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 인선 배경을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그러나 당장 혁신위 구성부터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혁신위가 공천 규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현재 당협위원장인 위원들은 불출마 약속을 했는가'란 질문이 나오자 "약속받은 것은 없고, 그런 부분은 지금 논의할 게 아니다"라며 "제 책임은 국민의힘이 바른 기초를 갖고 출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고, 공천 이런 거는 제가 거기까지 앞서나가진 않는다"고 답했다. 

인 위원장은 '현역 의원 중에서 혁신위원을 인선한 기준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도 "기본 원칙은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 그다음에 소통, 희생"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또 '위원 대부분이 해외 유학을 다녀왔고 요직을 맡은 분들인데 국민 눈높이에 맞겠냐'는 지적에는 "일단 그거는 좀 나한테 맡겨보라"며 "나는 전라도에서, 온돌방 아랫목에서 큰 촌놈이다. 나는 매우 낮은 데에서 시작했다"고 대꾸했다. 

급기야 인 위원장은 '당에 쓴소리를 하는 비윤계 인사들은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통합형 인선이라고 판단하는가'란 질문에 "제가 쓴소리 많이 할 거다. 그거 걱정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또 '대통령과 거침없이 얘기하겠다던 발언은 어떤 부분을 염두에 뒀나'란 물음에도 "그건 회의해서 방향을 잡아나가면서 '이런 거는 정말 변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전달할 것인데) 그런 기회가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 (모른다)"고만 말했다. 이어 갑작스레 기자들에게 불만을 표출했다.

"오늘도 제가 대통령이랑 만나서 대화를 나눴냐고 묻는 기자가 있는데, 박정희 대통령 추모식에서 손도 못 잡아 봤다. 워낙 엄숙한, 그리고 여러분들 조금 거기서 기자들이 엄청 달려들었는데 추모 행사에서 기자가 달려드는 건 좀 전라도 말로 '거시기' 하더라. 그 말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질문 두 개 정도만 더 받겠다고 하자) 좀 끝냅시다. 다른 사람이 해요."

한편 인 위원장은 TV조선 인터뷰에서 '당내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라고 표현한 것은 "농담한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그는 "낙동강 하류는 저희 외삼촌이 장진호 전투에서 싸우고, 낙동강 하류 부산으로 퇴각했다. 낙동강이 없었으면 우리가 오늘 이렇게 모이지 않았을지 모른다"며 "대통령이 제 기억으로는 거기서 일곱 분이 나왔는데 상당히 거기가 기가 세다. 그런 농담을 한 것이다. 과거 강의할 때 조크(joke)한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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