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교체투입 19분 만에 UCL 데뷔골 '폭발'→'엔리케 황태자' 뎀벨레 자리 정조준

권동환 기자 2023. 10. 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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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스타 이강인이 PSG(파리 생제르맹) 사령탑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애제자 우스만 뎀벨레 자리를 위협했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26일(한국시간) "PSG와 AC밀란 간의 맞대결 이후 이강인의 위협이 우스만 뎀벨레 주변을 맴돌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PSG는 26일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AC밀란과의 2023/24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킬리안 음바페, 랑달 콜로 무아니, 이강인의 연속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에 도전하는 PSG는 조별리그 추첨에서 AC밀란(이탈리아),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함께 F조에 편성되면서, 조별리그 '죽음의 조'에 합류했다. 세 구단 모두 PSG보다 전력이 앞선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크게 떨어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분데스리가 강호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과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친 결과 아쉽게 역전 우승을 허용하면서 리그 2위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이자 챔피언스리그 우승 7회를 자랑한 밀란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까지 올라갔으나 '밀라노 라이벌' 인터밀란한테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뉴캐슬은 중동 자본에 힘입어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4위를 차지해 무려 21년 만에 챔피언리스리그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4팀 모두 16강에 진출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PSG는 밀란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3골을 터트리는 동안 한 골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승리하면서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전반 30분 동안 양 팀이 팽팽하게 부딪힌 가운데 균형을 깬 건 역시 PSG 최고 에이스 음바페였다. 전반 33분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하프라인에서부터 전진 드리블로 공간을 만들었고, 음바페에게 연결했다. 음바페는 밀란 수비수 피카요 토모리를 앞에 두고 스텝 오버(헛다리)로 안쪽으로 치는 척 하며 페인팅을 줬다. 

토모리의 무게 중심이 무너지자 오른발로 니어 포스트에 찔러넣었다. 역동작에 걸린 밀란 수문장 마이크 메냥 골키퍼가 몸을 날릴 시간조차 없었을 정도로 제대로 허를 찌른 슈팅이었다. 음바페의 골이 터지자 경기력이 조금 더 우세했던 밀란 선수들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음바페의 선제골로 전반전을 1-0으로 마친 PSG는 후반전 이른 시간에 추가골을 터트리면서 한 골 더 달아났다. 후반 8분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밀란 수비진이 자리를 잡는 사이 음바페가 빠르게 전개했다. 공을 잡은 우스만 뎀벨레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을 때렸는데, 뎀벨레 슈팅을 메냥이 쳐냈지만 공이 콜로 무아니 발 앞에 흘렀다. 콜로 무아니는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놓치지 않았고,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추가 득점을 올렸다.

음바페의 선제골과 콜로 무아니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은 PSG는 후반 26분 뎀벨레를 빼고 이강인을 투입하면서 변화를 줬다. 동시에 파비안 루이스도 마누엘 우가르테 대신 교체 투입됐다. 이강인은 상대 수비를 앞에 두고 간결한 드리블로 흔들어 놓은 후 음바페에게 패스를 건넸다. 음바페가 중앙 돌파를 시도했으나 수비에게 걸려 코너킥이 선언됐다.

한국 축구 팬들을 비롯해 많은 팬들이 짧은 시간 동안 이강인이 어떤 플레이를 보여주는지 주목했는데, 후반 정규시간이 끝나려는 순간에 이강인의 기념비적인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이 터졌다.

이강인은 후반 44분 하프라인 바로 앞 오른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자이르-에메레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은 후 중앙으로 쇄도했다. 자이르-에메리가 그대로 공을 몰고 들어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내줬고, 교체 투입된 곤살로 하무스가 센스 있게 공을 흘려줬다



이강인은 아크 부근 노마크 찬스에서 왼발 대각선 슛을 하면서 볼을 정확하게 골문 구석에 찔러넣었다. PSG 데뷔골이자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이 터진 순간이었다. 팀 동료들이 모두 달려와 이강인의 데뷔골을 축하했다.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고, PSG가 홈에서 편안한 승리를 챙겼다. 예상밖 3-0 완승이었다. AC밀란이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토트넘, 8강에서 나폴리를 연파하고 4강까지 올랐던 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PSG 승리의 가치가 더욱 빛난다.

음바페, 콜로 무아니, 이강인이 연달아 터티른 득점에 힘입어 PSG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승리해 승점 6(2승1패)으로 다시 F조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같은 시간에 열린 '도르트문트-뉴캐슬' 간의 3차전이 도르트문트의 1-0 승리로 끝나면서, 도르트문트가 승점 4(1승1무1패)로 2위 그리고 뉴캐슬(승점 4·1승1무1패)이 3위에 위치했다. 밀란(승점 2·2무1패)은 또다시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서 3경기 무승으로 F조 최하위로 내려갔다.

경기가 끝나고 짧은 시간이지만 득점까지 터트린 이강인한테 칭찬 세례가 쏟아졌다. 축구통계매체 '풋몹(FotMob)'은 이강인에게 평점 7.5점을 주면서 호평했다.



프랑스 매체 '소풋(sofoot)'도 "클럽의 유니폼 최다 판매자는 자신의 지위를 정당화했다"라며 평가와 함께 평점 7점을 줬다. 이강인은 최근 세계적인 축구스타 음바페를 넘어 PSG 선수들 중 유니폼을 가장 많이 판매한 선수로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한편, 이강인이 호평을 받은 가운데 경쟁자인 우스만 뎀벨레는 선발로 나왔지만 부진한 경기력으로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4-3-3 전형에서 오른쪽 윙어로 출전한 뎀벨레는 이강인과 교체되기 전까지 약 73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풋몹'에 따르면, 뎀벨레는 장기인 드리블 돌파를 4번 중 1번 밖에 성공시키지 못했고, 반칙 유도와 기회 창출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크로스도 3번 시도했지만 모두 성공시키지 못했고, 도움 1개를 올렸지만 의도한 플레이는 아니었기에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하루를 보냈다.

그렇기에 '풋몹'은 뎀벨레에게 팀 내 최저 평점인 6.4점을 줬다. '소풋'은 평점 6점을 주면서 "밀란 슈크리니아르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뎀벨레를 몰아쳤다. 안타깝다"라고 평가를 남겼다.



또 다른 매체 '유로 스포츠'는 평점 5.5점과 함께 "뎀벨레는 정확한 기술과 잘못된 선택으로 전반전을 완전히 뒤집었다. 답답하고 좌절했지만 후반전엔 훨씬 더 고무적이었다"라고 혹평했다.

뎀벨레가 선발로 나왔음에도 골을 넣지 못했고, 반대로 교체로 나온 이강인이 득점을 터트리면서 일각에선 PSG 사령탑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뎀벨레보다 이강인에게 선발 기회를 더 많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강인이 부상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지금까지 5경기만 나왔지만 1골을 기록한 것에 반해, 뎀벨레는 11경기에서 도움 3개만 올렸을 뿐 아직 PSG 데뷔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풋 메르카토'는 엔리케 감독의 최근 인터뷰를 조명했다. 엔리케 감독은 지난 22일 리그 9라운드 스트라스부르전이 끝난 뒤 "내 생각엔 우리는 뎀벨레를 잘 활용해야 한다. 내가 봤을 때 그는 독특한 선수이며, 뎀벨레가 골을 넣지 못해도 패스에 결단력을 발휘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며 뎀벨레를 옹호한 바 있다.

이어 "뎀벨레는 상대 선수 3명을 상대해 수적 우월성을 만들면서 동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든"라며 "우린 그를 이용해야 한다. 뎀벨레는 발전할 거다. 잘 풀리지 않는 날도 있겠지만, 그는 우리에게 곡 필요한 선수이며 핵심 선수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엔리케 감독이 옹호한 뎀벨레가 침묵하고 교체로 나온 이강인이 맹활약하자 '풋 메르카토'는 "19분이면 충분했다. 이강인이 경기 시작 19분 만에 뎀벨레보다 훨씬 깔끔하고 결단력 있는 공격적인 자질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가혹한 상황에 대한 좌절감은 더욱 걱정스러운 방향으로 바뀌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록 엔리케 감독이 뎀벨레에 대한 완전한 신뢰를 유지하려고 하더라도 이강인은 PSG에서 기회, 특히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는 법을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강인과 뎀벨레가 상반된 하루를 보낸 가운데 PSG는 이제 오는 29일 프랑스 브레스트에 위치한 스타드 프랑시스 르 블레에서 열리는 리그 10라운드 브레스트 원정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PSG는 최근 2경기에서 이강인과 뎀벨레를 번갈아 가면서 선발로 기용했다. 현재까지 이강인이 1골 터트려 뎀벨레와의 레이스에서 앞서고 있는 가운데 엔리케 감독이 다가오는 브레스트 원정 때 뎀벨레가 아니라 이강인을 다시 선발로 내세울지 관심이 집중됐다.

사진=AP, EPA, PA Wire/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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