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악성민원…‘모의훈련에 심리치료까지'

김민진 2023. 10. 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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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는 25일 구청 민원실에서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

하반기 훈련은 구청을 시작으로 27일까지 15개 동 주민센터 민원실에서 모두 진행한다.

구는 민원 담당 직원의 안전을 위해 중부경찰서와 연계된 안심 비상벨을 설치하고 민원실 행정 전화에 녹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민원대에 웨어러블 캠을 비치해 안전사고에도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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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상·하반기 모의훈련 돌발상황 대비
서초구, 직원 마음 보듬기 심리상담 문턱 낮춰
서울 중구는 25일 구청 민원실에서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 사진은 민원인을 진정시키는 모의훈련 모습.(사진제공=중구청)

#흥분한 민원인이 폭언을 퍼부으며 소동을 피운다. 공무원이 다가가 행정안전부 비상 대비 안내서에 따라 민원인을 설득하고 진정시킨다. 소란을 멈추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다. 신고 전에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경고한다.

민원인이 계속 난동을 피우면 비상벨을 누르고 경찰에 신고해 정확한 상황을 알린다. 청원경찰이 폭언 중인 민원인을 제지하는 동안 다른 민원인과 직원을 안전하게 대피시킨다. 현장에 긴급 출동한 경찰이 민원인을 진압한다.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는 25일 구청 민원실에서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 화재나 재난사고에 대비한 훈련은 아니었다. 대민 업무를 하는 일선 공무원을 대상으로 민원인이 폭언·폭행을 하는 등 피해 사례가 늘자 구가 위기 상황 시 행동 요령을 점검하고 대처 능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중구 등 여러 지자체에서는 이런 모의 훈련을 상·하반기로 나눠 1년에 두 번씩 실시한다. 이번 중구 훈련에는 경찰도 함께 참여했다. 하반기 훈련은 구청을 시작으로 27일까지 15개 동 주민센터 민원실에서 모두 진행한다.

구는 민원 담당 직원의 안전을 위해 중부경찰서와 연계된 안심 비상벨을 설치하고 민원실 행정 전화에 녹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민원대에 웨어러블 캠을 비치해 안전사고에도 대비한다.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하고, 꼼꼼하게 대비한다지만 이런 갈등 상황은 늘 불편하고, 어렵다. 물리적인 안전사고도 우려스럽지만 심리적 불안감 등 마음 상처 또한 큰 게 사실이다.

그래서 서초구(구청장 전성수)는 지난 23일부터 공무원들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직원 스트레스 매니지먼트 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정신건강 전문가를 채용하고,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도 진행하기로 했다. 전용 상담 공간 등 정기적인 정신건강 전문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한다.

서초구는 “이번 사업은 철저한 비밀보장과 흥미 위주의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평소 직원들이 느끼는 심리상담에 대한 문턱을 낮췄다”며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임상심리사 자격증을 소지한 정신건강 전문가를 공개 채용했다. 상담은 일대일 대면 심리상담을 비롯해 자율신경검사 전문기기(HRV) 활용 전 직원 스트레스 종합검사, MBTI(성격유형검사), 미술 심리치료, 자녀 성격유형 검사, 집단상담 프로그램 등 다양하다. 고위험군 또는 심층 심리상담을 원하는 직원에게는 ‘전문 상담기관 비용’을 1인 최대 5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전문 심리상담 공간인 ‘마음정원’을 구청 지하 1층에 만들었다. 지난 6월에는 ‘민원업무 담당 공무원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고, 원스톱 민원실 ‘OK민원센터’ 내 혼자만의 방 ‘아담소’를 열어 민원 업무 스트레스에 마음을 진정시키는 시간을 갖도록 돕고 있 다. 악성민원 대응을 위한 법률 상담 및 법률 지원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폭언·폭행·성희롱 등의 악성·고질 민원이 2019년 3만8000건에서 2021년에는 5만2000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서초구가 최근 구청 지하 1층에 꾸민 전문 심리상담 공간 ‘마음정원’ 내부 모습. 서초구는 심층 심리상담을 원하는 직원에게 ‘전문 상담기관 비용’을 1인 최대 5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기로 했다.(사진제공=서초구청)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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