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려면 잘 추락해야 한다_돈쓸신잡 #121

박지우 2023. 10. 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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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무빙〉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무빙〉은 초능력자에 관한 이야기다. 김두식(조인성)은 하늘을 나는 능력이 있다. 그의 연인 이미현(한효주)은 김두식에게 묻는다.

이 대사가 유독 마음에 남았다. 우리 모두는 훨훨 경쾌하게 날고 싶지만, 당연히 삶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난기류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원하는 것을 거의 다 이뤘다고 생각할 때 갑자기 지금까지 쌓은 것들이 무너지기도 하고, 본인이 잘못하지 않은 일로도 추락할 수 있다. 옳은 길이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달렸는데, 뒤돌아보니까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렇게 추락해도 삶은 계속된다는 거다.

「 땅에 어떻게 떨어지느냐가 중요하다 」
당연히 돈을 벌고, 투자를 하고, 자산을 불리는 과정 역시 마찬가지다. 늘 좋을 수 없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안전한 방식으로 투자했음에도 갑자기 시장 환경이 나빠져서 돈을 잃을 수 있다.

당연히 이건 개인의 잘못만은 아니다. 시장 전체에 폭우가 쏟아질 땐 누구도 이 비를 온전하게 피하기는 어렵다. 주식도 부동산도 다 마찬가지다. 시장이 호황일 땐 훨훨 나는 기분이 들겠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자산의 가격이 내려가면 땅으로 추락한 것 같은 상실감이 든다.

중요한 건 잘 떨어지는 방법이다. 어떻게 떨어지느냐에 따라 부상의 정도는 다르다. 머리부터 떨어지면 치명상을 입는다. 다시 못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비교적 덜 치명적인 부위로 떨어지면 경미한 부상으로 끝날 수 있다. 회복한 후에 다시 훨훨 날 수도 있다. 투자 역시 떨어지더라도 잘 떨어져야 한다.

「 빚으로 하는 주식 투자의 위험성 」
Unsplash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레버리지 관리 역량이다. 빚을 내서 투자한 경우엔 온전히 본인 돈으로 투자한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주식은 빚까지 내서 투자할 필요가 없다. 만약 본인에게 번듯한 직장이 있고 꼬박꼬박 안정적인 월급까지 받고 있다면 굳이 왜 빚까지 내서 주식을 사야 하는가?

아마도 주식을 통해 빠르게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마음으로 빚을 낸 후에 주식을 샀는데 하락장을 맞이하면 멘탈이 바사삭 무너지기 쉽다. 그 결과 이 하락을 한방에 만회하려고 다시 한번 또 무리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반면, 빚이 아니라 여유 자금으로 주식 투자를 한 경우엔 그나마 이런 함정에 빠질 위험이 낮다. 하락장엔 모두가 힘들다. 대부분 추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소한 머리부터 추락하는 사태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 집을 살 땐 하락장까지 대비해야 」
Unsplash
주식과 다르게 부동산은 현실적으로 빚 없이 구매하기 어렵다. 원래 부동산은 어느 정도의 시드머니와 함께 대출을 활용해 사는 자산이다. 이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다. 부동산 가격은 시중에 풀린 돈에 비례한다. 통화량이 늘어나면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도 오른다. 당연히 아파트 가격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물가가 오른다. 심지어 직장인의 월급도 오른다. 10년 전과 현재의 대기업 초봉만 보더라도 꽤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빚을 내서 사는 자산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이라고 해서 무조건 하락장 없이 오르기만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부동산 가격은 지지부진했다. 그래서 빚을 내 집을 사는 경우엔 하락장이 오더라도 본인이 버틸 수 있는 시나리오 내에서 실행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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