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우상이었는데”…지드래곤, 마약으로 무너진 시대의 아이콘 [왓IS]

권혜미 2023. 10. 2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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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S포토
연예인의 연예인, 대중의 우상이었던 지드래곤(GD)가 무너졌다.

지난 25일 그룹 빅뱅 리더 지드래곤이 불구속 입건됐다. 인천경찰청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드래곤을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자 대중의 반응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 지드래곤이 이미 12년 전인 지난 2011년 5월 일본에서 대마초를 흡연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적이 있는 만큼 새삼 놀랄 일이 아니라며 “예견했다”는 쪽이 있는가 하면 과거 지드래곤의 영향력이 워낙 컸던 만큼 “안타깝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지금은 전설로 남은 그룹이지만 지드래곤이 속한 팀 빅뱅의 파장은 그야말로 ‘우주 대폭발’이었다. 2006년 ‘라라라’로 가요계에 처음 출격해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 ‘루저’, ‘뱅뱅뱅’, ‘판타스틱 베이비’ 등 다수 히트곡을 탄생시킨 빅뱅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후반까지 K팝의 대표 주자로 입지를 다졌다. 당시 지드래곤은 뛰어난 랩과 춤 실력뿐 아니라 빅뱅의 히트곡들을 다수 작곡한 프로듀싱 능력으로 ‘천재’라는 찬사가 뒤따라왔다. 음악을 넘어 지드래곤의 패션, 헤어스타일, 일상이 모두 이슈가 됐다. 그 시절의 지드래곤은 독보적인 유행의 선도주자였으며 모든 이들의 우상이었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빅뱅은 멤버들의 일탈로 명성에 금이 가고 말았다. 첫 시작은 탑이었다. 탑은 지난 2016년 10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가수 연습생 A씨와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의경 신분으로 군 복무 중이었던 탑은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 의경 직위에서 해제됐다. 이후 국내 활동을 거의 하지 않다가 지난 5월 빅뱅 탈퇴를 선언했다.

빅뱅 멤버였던 탑(왼쪽)과 승리. (IS포토)
다음은 일명 ‘버닝썬 게이트’에 깊숙이 개입된 승리다. 2019년 1월 단순 폭행 사건으로 시작된 클럽 버닝썬 사태에서 승리는 성매매 알선, 성매매, 상습도박 등 9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승리의 단톡방도 공개돼 정준영, 최종훈 등이 덜미를 잡혔다. 군인 신분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승리는 민간교도소로 이감돼 지난 2월 9일 출소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비록 완전체 빅뱅은 과거에 묻어둘 수밖에 없게 됐지만, 아쉬움이 컸던 만큼 팬들은 태양과 지드래곤의 솔로 활동에 더욱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지드래곤은 마지막으로 발표한 솔로 앨범 ‘권지용’(2017)까지 대히트를 쳤던 만큼 지드래곤 만의 음악을 기다리는 이들은 아직 많았다.

실제 지드래곤은 올해 1월 유튜브 채널에서 “여러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여러분들을 찾아뵐 예정”이라고 솔로 앨범 발매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2월에는 태양의 솔로곡 ‘바이브’ 댄스 챌린지 영상을 함께 찍었고, 6월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종료된 후 미국의 음반사 워너뮤직을 방문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6년 만에 돌아오는 컴백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러나 지드래곤은 이번 사건으로 솔로 가수로 재도약할 기회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사진=IS포토

지드래곤은 8년 전 JT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청소년들에게 나는 유해한 것 같다”고 한 발언에 대해 해명한 바 있다. 자유로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동경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지드래곤은 이 말 그대로 대중에게 ‘유해’한 영향을 끼쳤다. 긴 시간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실망감만 안긴 채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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