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한동훈 사생팬 육성" 野 분노한 국민기자단 영상 보니

정혜정 2023. 10. 2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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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중립성 논란이 제기된 법무부 국민기자단 일원의 유튜브 채널. 사진 더불어민주당

법무부가 운영하는 국민기자단 일원이 법무 정책 홍보라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 개인을 찬양하고 야당 의원을 조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26일 법무부 국민기자단 중 한 명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을 공개하며 "국민 세금과 인력으로 운영되는 법무부 국민기자단의 홍보 활동이라기엔 정치 중립성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국민기자단 유튜브인지 아니면 한 장관 사생팬 유튜브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지경"이라며 "한 장관 총선 출마설이 거듭 제기되는 만큼 법무부 예산과 인력을 통해 사실상의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지난 3월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제15기 법무부 국민기자단 위촉식을 열고 중·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으로 구성된 국민기자단 40명을 위촉했다. 이들은 1년간 기자로 활동하며 동영상·카드뉴스를 통해 법무 정책을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한 장관은 위촉식에서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여러분처럼 선의를 가진 사람들의 행동"이라며 "기자단 한 분 한 분이 국민들께 도움이 되는 법무 정책을 제대로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 법무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당부한 바 있다.

법무부는 지난 3월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제15기 법무부 국민기자단 위촉식을 열고 중·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으로 구성된 국민기자 40명을 위촉했다. 사진 법무부


그러나 민주당은 "법무부 기자단의 실제 활동을 살펴본 결과 법무 정책 홍보라는 본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활동들이 다수 포착됐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국민기자단 A씨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에는 지난 3월 '제15기 법무부 국민기자단 위촉식 한동훈 장관님 축사' 영상을 시작으로 한 장관 관련 영상이 수백개 게시되어 있다.

A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해당 영상은 국민기자단 1명으로 장관님의 축사 현장을 개인 촬영 후 공유드리는 것"이라며 "올해도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법무부 국민기자단으로서 더 많은 국민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대체로 2분 내외로 편집된 영상들은 "민주당 전원을 상대하며 한동훈 장관님이 지켜낸 법무부장관 본분의 결과", "보기만 해도 훈훈 그 잡채 한동훈 원희룡 히어로 장관님 투샷", "고작 영장 한 번 기각됐다고 기세등등하게 설치는 민주당 일침한 한동훈 장관님" 등 제목으로 업로드됐다.

또 "법무부가 적발했다니까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한동훈 장관님 물어뜯으려는 칠승이", "조선제일검 한동훈 장관님에게 제대로 당한 민주당 김영배 김의겸 의원", "10개월 전부터 한동훈 장관님 트집 잡은 비열하고 쪼잔한 사과봇 안민석" 등 민주당 의원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도 다수 올라왔다.

민주당은 "심지어 법무부 업무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윤석열 대통령님의 엄청난 인기와 김건희 여사님의 센스 터진 조용한 내조'라는 제목의 영상도 있다"며 "아무리 봐도 법무 정책 홍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에게 "공직자의 기본 자질은 공사 구별"이라며 "국민의 귀한 세금을 써가며 민주당 의원을 조롱하고 장관 개인을 찬양‧홍보하는 영상을 만드는 것이 법무부 정책 홍보와 대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한동훈 법무부'는 대체 무슨 기준으로, 얼마나 많은 혈세를 장관 '사생 유튜버' 육성에 낭비했는지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라"며 "공직자의 기본 자질인 공사 구별조차 무시한 예산 사유화, 당장 중단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법무부 국민기자단으로 활동 중인 대학원생 A씨는 2021년 1월 ″국민과 법무부의 진솔한 소통에 기여한 공이 크다″며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사진 법무부

이에 대해 법무부는 "기자단은 법무부 공식 블로그에 기사 및 콘텐트 제작 등 활동만을 하며, 법무부가 국민기자단 개인의 SNS 활동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며 "공식 블로그에 게재되는 기사에 대해서만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할 뿐이며, 그 외 개인 SNS 활동에 대하여는 일체 예산·인력 지원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위에서 언급된 사람은 2019년 법무부 국민기자단으로 위촉되어 활동해 온 분으로서, 최근 법무부는 개인 SNS 활동에 '법무부' 명칭이 사용되어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국민기자단 자격의 활동이 아닌) 개인 SNS 활동에 '법무부 국민기자단' 명칭을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총 3년째 국민기자단으로 활동 중인 A씨는 지난 2021년 1월 "국민과 법무부의 진솔한 소통에 기여한 공이 크다"며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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