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흑자' SK하이닉스 "내년부터 반도체 '봄'…HBM 투자 최우선"(종합)
HBM3, DDR5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매출 증가, 영업손 1조 줄여
"메모리 업황 회복세…내년 투자 올해 보다 늘릴 것"…키옥시아-WD 합병은 반대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2조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3분기 누계 8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봤다.
다만 DDR5·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수요에 힘입어 3분기 D램 사업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내년부터 IT 시장 수요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세대 제품 위주 투자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26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올해 연결 기준 3분기 매출 9조662억원, 영업손실 1조7920억원(영업손실률 20%), 순손실 2조1847억원(순손실률 24%)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3분기 손실 규모는 전분기(2조8821억원)과 비교해 약 1조원 가량 축소됐다. 이 기간 600억원 수준의 재고평가손실 충당급 환입도 반영됐다.
3분기 영업적자 폭 축소에 대해 회사는 "대표적인 AI용 메모리인 HBM3, 고용량 DDR5와 함께 고성능 모바일 D램 등 주력제품들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매출 증가 추세에 대해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모두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물론, D램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D램은 AI 등 고성능 서버용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 대비 출하량이 약 20% 늘었고, ASP 또한 약 10% 상승했다. 낸드도 고용량 모바일 제품과 SSD 중심으로 출하량이 늘었다. 다만 ASP는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흑자로 돌아선 D램은 생성형 AI 붐과 함께 시황이 지속해서 호전될 것으로 기대했다.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낸드도 시황이 나아지는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 회사는 전사 경영실적의 개선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올 하반기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재고가 줄어든 고객 중심으로 메모리 구매 수요가 창출되고 있으며 제품 가격도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3분기 재무지표는 다소 악화됐다. 3분기 말 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은 8조5300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1조400억원 늘었으나 차입금이 늘어나며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사채 ·장기차입금을 합친 차입금 규모는 7500억원 증가한 31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비율은 전분기 54%에서 3분기 57%로 3%p 늘었다. 순차입금비율은 42%다.
내년 메모리 재고 정상화…HBM·TSV 투자 최우선
SK하이닉스는 내년 메모리 업황에 대해 재고 정상화 가시화를 예상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수요 점진 개선되고 있고 감산 효과 역시 분명하게 나타나는 만큼 연말에는 상당히 재고가 줄어들 것"이라며 "D램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재고 정상화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PC는 교체 수요를 바탕으로 내년 한자릿수 중반의 출하 성장을 기대했다. 아울러 메모리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 및 AI PC 시장 개화로 PC당 메모리 채용량은 두자릿수(%)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모바일 시장은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고려해 내년 한자릿수(%) 중반 성장을 예상했다. 하반기 신제품 출시 및 플래그십 비중 증가로 LPDDR5 수요를 빠르게 늘리는 한편 늘어나는 AI 활용도에 발맞춰 고용량 메모리 채용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서버 시장의 경우 CSP 고객 중심의 빌드 수요 개선 및 투자 증가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전망했다. 특히 내년은 일반 서버 교체 수요 뿐 아니라 신규 투자, AI향 서버 투자 등으로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SK하이닉스는 AI용 메모리인 HBM3, 고성능 D램인 DDR5, LPDDR5 등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계 최초로 개발한 HBM3e은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고객사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HBM3e는 어드밴드스드 MR-MUF 기술로 열 방출 성능이 기존 제품 보다 10%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 60~80%로 보고 있다"면서 "HBM3와 HBM3e를 포함해 내년도 캐파는 현 시점에서 솔드아웃됐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리 HBM3e 캐파 점유율은 압도적으로 높다"고 자신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SK하이닉스는 고부가 주력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회사는 D램 10나노 4세대(1a)와 5세대(1b) 중심으로 공정을 전환하는 한편, HBM과 TSV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TSV(Through Silicon Via)는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을 말한다.
SK하이닉스는 "HBM, 1bnm 전환 투자를 중요한 Capex 투자 영역으로 보고 있다. 올해 대비 내년은 메모리 수요가 회복되는데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본다"면서 "선단 공정 램프업과 HBM 투자 확대 등으로 Capex 규모는 올해 대비 확실히 증가하지만 우선순위를 고려해 증가분은 최소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복 더딘 낸드는 당분간 보수적 생산…솔리다임도 효율 운영 집중
다만 AI 수요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낸드는 보수적 생산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회사는 낸드 턴어라운드 시점에 대해 "D램 대비 재고 수준이 높고 AI향 수요 영향도 제한적인 만큼 낸드는 업황 회복에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본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당사는 내년에도 보수적인 낸드 생산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인텔에서 인수한 낸드 사업부 솔리다임에 대해서도 효율성 위주 운영에 나서겠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감산, 인력 구조조정 통한 비용절감, 본사와의 중복 비효율성 제거 위한 노력을 진행해왔다. 앞으로는 시황 개선과 맞물려 솔리다임 강점인 다양한 고객 기반과 펌웨어 기술력을 본사 역량과 합쳐 eSSD 로드맵 최적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낸드 두 회사인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지디털 합병에 대해서는 SK하이닉스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와 지분관계에 있는 만큼 양사 통합 시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낸드플래시 반도체 세계 2위 업체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와 4위 웨스턴디지털간 합병이 진행중으로, 키옥시아 최대주주는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인데 SK하이닉스는 이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이번 딜로 인해 당사가 키옥시아 투자한 투자 자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건에 대해 동의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주주는 물론, 키옥시아를 포함해 모든 이해관계자 위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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