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첫 단편, 알고보니 애니메이션…30년 만에 공개 (노란문)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영화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가 공개를 앞두고, 놓쳐서는 안 될 관전 포인트 세 가지를 공개했다.
#1. 인터넷도 휴대폰도 없던 시절, 세기말 시네필들의 영화 공부법
90년대 초, 시네필들의 공동체였던 '노란문 영화 연구소'의 회원들이 30년 만에 떠올리는 영화광 시대와 청년 봉준호의 첫 번째 단편 영화를 둘러싼 기억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영화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90년대 한국의 시네필 문화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영화를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없던 시절, 인터넷도 OTT도 없이 아날로그 VHS 비디오 장비만으로 영화를 공부하겠다고 모여들었던 20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학생 운동의 쇠퇴 이후 공허와 혼란 속에서 방황하던 세기말 20대들의 빈자리를 메운 건 문화였다. 그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게 영화였고 크고 작은 영화 모임이 만들어졌다.
'노란문 영화 연구소'는 이때 만들어진 영화 모임 중 하나로, 오직 영화를 향한 순수한 애정과 열정 하나로 모인 젊은이들이어서 체계적이지 않고 어설프다. 작은 브라운관 TV로 반복적으로 비디오를 돌려보고, 저해상도의 비디오카메라로 촬영을 하는 등 영화를 미치도록 만들고 싶었지만 그 방법은 알지 못했던 90년대 시네필들의 허당끼 넘치는 에피소드들은 누군가에겐 그때의 추억을 상기시키고, 누군가에겐 흥미로운 새로운 문화다.
또한 "세기말 시네필에 대한 거시적이고 객관적인 조망을 제시하기보다 30년 전 영화에 미쳤던 젊은이들의 개인적인 기억과 주관적인 감정을 기록했다"고 밝힌 이혁래 감독의 말처럼, 세기말 시네필들의 '히스토리'가 아닌 '다이어리' 같이 담긴 이야기들은 세대를 불문하고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2. 봉준호 감독의 미공개 첫 단편 'Looking for Paradise'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30년 동안 공개된 적이 없던 봉준호 감독의 첫 단편이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인 'Looking for Paradise'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1992년 가을, '노란문' 개소식에서 딱 한 번 상영된 이후 그 누구도 보지 못했던 'Looking for Paradise'의 일부가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에서 공개된다.
30년 전 최초이자 유일한 관객인 '노란문' 멤버들, 그리고 그 자리에 함께했던 배우 안내상, 우현까지 각자가 기억하고 들려주는 생생한 증언들은 하나의 퍼즐처럼 모여 작품을 보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할 예정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그들이 간직하고 있던 기억의 조각들이 엇나가는 일명 집단 '라쇼몽' 같은 부분들도 생겨나 웃음과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이혁래 감독은 "최초의 관객인 '노란문' 멤버들의 안내를 받으면서 출발점의 봉준호 감독은 지금과 어떤 점이 닮았고 또 어떤 점이 다른지 비교해 보면 무척 흥미로운 시청이 될 것 같다"라고 전해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가 담은 봉준호 감독의 첫 단편작에 대한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3. 1990년대 시네필들이 2023년의 시네필들에게 전하는 메세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 공식 초청 및 부산의 젊은 시네필들이 뽑은 '부산시네필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 가 부산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한국의 세기말 시네필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준비를 마쳤다.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에서는 20세기 말 영화를 향한 넘치는 열정과 사랑을 공유했던 '노란문' 멤버들이 30년 뒤 중년이 되어 함께 그 시절을 떠올린다. 세대가 다르더라도 무언가를 열렬히 사랑했던 경험, 그리고 이를 함께했던 사람들이 있었더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에피소드들은 미래에 대한 생각 없이 그냥 그 놀이 자체로 즐거웠던 그때 그 시절의 기억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복기시켜 줄 예정이다.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는 오는 27일 오후 4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사진=넷플릭스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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