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비명계는 '도마 위 생선' 신세…언제 내려칠지 몰라"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비명(비이재명)계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친명(친이재명)계의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파 징계 움직임과 관련해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가결파 징계한다면 언제쯤이 될까’라고 묻자 “언제라도 (징계하자는 얘기를) 꺼내 가지고, 당원들이 요구하는데 어쩔 수 없다.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생선이 도마 위에 누워서 ‘언제 내려칠지’ 그걸 어떻게 알겠냐”고도 했다. 징계의 칼이 언제 내려칠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이어 “요걸 칠까 말까, 누구는 옆에서 쳐야 한다고 하고 누구는 내버려 두라고 한다. 이런 것들이 해당행위, 분열행위”라며 “저는 민주당을 수권 정당으로 만들고 당의 스펙트럼을 넓히려고 들어왔다. 당체질 개선을 위해 내부투쟁, 쓴소리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원욱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강성 지지자들이 난입 ‘왜 이재명 대표 사진이 없냐’고 하고 ‘나한테 단 한 발의 총알이 남아 있다면 왜놈보다는 매국노를 먼저 처단할 것이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윤영찬 의원에게도 ‘윤석열에 부역했다’는 현수막을 걸어 제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행위야말로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굉장히 심한 행위인데 여기엔 대해서는 왜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제지도 안 하고 그냥 놔두냐”며 “말로만 왈가왈부하지 말자며 포용하는 것처럼 하면서 시간은 우리 편이다, 고사 작전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지난 24일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경기 화성시 동탄 시내에 걸린 현수막.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지난 24일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경기 화성) 사무실 앞에는 이 의원 등을 수박(겉과 속이 다름)으로 지칭하며 ‘나에게 한발의 총알이 있다면 왜놈보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신한 매국노를 백번 천번 먼저 처단할 것이다’, ‘본인의 사익과 안위를 위한 민주당 밀정들을 비판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 의원 지역구 사무실 항의집회에 나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지지층 개딸(개혁의 딸)이 설치한 현수막이다.

이 현수막에는 '민주당 내의 검찰독재 윤석열의 토착왜구 당도5 잔당들'이란 문구와 함께 윤영찬·이원욱·박용진·박광온·설훈·김종민·이상민·송갑석·조응천 등 비명계 의원들의 사진이 내걸렸다.

사진속 의원들의 머리 위로는 수박이 씌여져 있었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으로, 이 대표 지지자들이 비명계를 비하할 때 쓰인다. 특히 현수막 하단에는 ‘나에게 한 발의 총알이 있다면 왜놈보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신한 매국노를 백 번 천 번 먼저 처단할 것이다’라는 문구도 있었다.

일부 강성 지지자는 사무실 앞에서 ‘이원욱, 민주당원에게 준 모욕 돌려주러 왔다’. ‘이원욱, 넌 역적이다’ 등의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고, 또 일부는 사무실에 들어가 소란을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가결표를 낸 이른바 ‘가결파’로 분류된다.

실제 민주당 국민청원센터 게시판에는 가결파로 분류되는 설훈·이상민·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에 대한 당원들의 징계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