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현지 팬들도 홀렸다…PSG·챔스 데뷔골 폭발, 경기장 가득 채운 응원 구호
김명석 2023. 10. 26. 10:05
이강인(22)의 골이 드디어 터졌다. 파리 생제르맹(PSG) 데뷔골이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데뷔골이다. 최근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보여준 물오른 득점 감각을 소속팀이자 ‘꿈의 무대’ UCL에서도 이어갔다. 경기장엔 이강인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외침으로 가득 찼다.
이강인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4 UCL 조별리그 F조 3차전 AC 밀란전에 교체로 출전해 PSG의 3-0 완승을 이끄는 쐐기골을 터뜨렸다. PSG 이적 후 3개월 만이자 공식전 12경기 만에 터뜨린 데뷔골이자, 프로 데뷔 이후 UCL에서 넣은 첫 골이기도 하다.
이강인의 한 방은 AC밀란이 마지막 추격에 나서던 후반 44분에 나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워렌 자이르 에메리의 컷백을 곤살루 하무스가 절묘한 페인팅으로 뒤로 흘리면서 이강인에게 연결됐다. 이강인은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상대 골키퍼가 몸을 날리지도 못한 채 그대로 슈팅을 바라봐야 할 만큼 날카로운 슈팅이었다.
이강인은 골을 넣고 포효한 뒤 환하게 웃었다. 동료들도 이적생 이강인이 터뜨린 첫 골을 축하해 줬다. 장내 아나운서의 리드에 맞춰 ‘강인 리’를 외친 관중들의 목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앞서 이강인은 A매치에서도 데뷔골을 포함해 2경기 연속골을 넣었는데, 그 기세를 소속팀 경기에서도 이어갔다.
비단 쐐기골만이 아니었다. 이강인은 절묘한 드리블 돌파와 정확한 패스를 통해 AC밀란의 추격 의지에 번번이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패스 성공률은 93%에 달했고, 롱패스도 1개를 성공시켰다. 출전 시간이 길지는 않았는데도 존재감을 보여줄 만한 장면들이 여럿 나왔다. 이강인의 클래스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PSG는 이강인의 쐐기골에 앞서 킬리안 음바페, 랑달 콜로 무아니의 연속골을 더해 AC 밀란을 3-0으로 완파했다. 최근 공식전 3연승. 이달 초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당한 1-4 충격패를 털어내고 ‘죽음의 조’에서 2승째를 따냈다. 승점은 6(2승 1패)으로 도르트문트, 뉴캐슬(이상 승점 4) AC밀란(승점 2)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PSG는 오는 29일 브레스투아와의 프랑스 리그1 10라운드 원정경기를 통해 공식전 4연승에 도전한다. 이강인 역시 공식전 2경기 연속골이자 이번엔 프랑스 리그1 데뷔골 사냥에 나선다.
이강인이 선발에서 빠진 가운데 이날 PSG는 콜로 무아니를 중심으로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가 양 측면에 서는 4-3-3 전형을 가동했다. 비티냐와 자이르 에메리, 마누엘 우가르테가 중원에 포진했다. 뤼카 에르난데스와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키뉴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라인에 섰다. 골키퍼는 잔루이지 돈나룸마.
경기 초반 PSG 공격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전반 22분에야 뎀벨레의 왼발 슈팅으로 처음 포문을 열 정도였다. 이에 앞서 AC밀란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하파엘 레앙과 피카요 토모리의 슈팅으로 먼저 PSG 골문을 노렸다.
전반 중반을 넘어선 뒤에야 PSG의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30분 역습 상황에선 음바페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아쉬움을 삼킨 음바페는 2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역습 상황에서 자이르 에메리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절묘한 드리블과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PSG는 이후 우가르테와 콜로 무아니 등의 슈팅 등을 앞세워 추가골을 노렸지만 결실을 맺진 못했다. 전반전 볼 점유율은 PSG가 62%에 달했고, 슈팅 수에서도 PSG가 6-3으로 앞섰다.
후반 들어 AC 밀란이 동점골을 위한 공세에 나섰다. 후반 2분 만에 올리비에 지루가 헤더와 왼발 슈팅으로 거듭 PSG 골문을 노렸다. 이에 질세라 PSG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뎀벨레의 슈팅으로 응수했다.
그리고 후반 8분 콜로 무아니의 추가골이 터졌다. 코너킥 이후 후속 공격 상황에서 골키퍼가 쳐내 문전으로 흐른 공을 오른발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승기가 기울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교체 카드를 활용해 변화를 줬다. 후반 26분 뎀벨레, 우가르테를 빼고 이강인과 파비안 루이스를 투입했다. 이강인은 오른쪽 측면에 배치돼 투입 직후부터 다양한 드리블 돌파와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후반 37분엔 콜로 무아니 대신 하무스도 투입됐다.
2골 차로 벌어진 뒤 AC 밀란의 추격 의지가 거세게 이어졌다. 레앙과 지루를 중심으로 한 슈팅이 수차례 PSG 골문을 위협했다. 다행히 PSG는 만회골 실점 없이 2골 차 리드를 잘 지켜갔다.
그리고 후반 44분, 이강인이 AC 밀란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무스가 절묘하게 흘려준 공을 왼발 슈팅으로 놓치지 않고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의 이 슈팅은 이날 양 팀의 마지막 슈팅이기도 했다. 이강인의 쐐기골을 끝으로 경기는 PSG의 3-0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강인은 19분 동안 1골을 비롯해 패스 성공률 93%(15개 시도·14개 성공) 공격 지역 패스 2회, 롱패스 성공 1회 등을 기록했다. 출전 시간이 길지 않았는데도 폿몹 평점에선 7.6점, 소파스코어에선 7.4점, 후스코어드닷컴은 7.2점 등 7점대 평점을 기록했다.
이날 PSG의 최고 평점 선수는 매체마다 달랐다. 이강인의 골을 돕는 등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자이르 에메리는 폿몹 평점에서 8.9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소파스코어 평점에선 골키퍼 돈나룸마가 8점으로 최고점을, 후스코어드닷컴은 음바페에게 가장 높은 8.5점을 각각 매겼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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