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AI, 챗GPT…"첨단기술, 스마트폰 쓰듯 하면 돼"
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최근 AI, 메타버스, NFT, 챗GPT 등 신기술이 급속도로 일상을 침투하고 있다. 키오스크로 주문받는 식당이 많아졌고, 챗GPT가 업무에 활용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너무 빠른 속도에 두려움을 느낄 정도다. 실제로 이러다가 일상의 불편 정도가 아니라, 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이 아닌지 염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다만 저자는 기술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도구일뿐이라며 기술의 속성을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인공지능, 코로나19백신, 원자력, 소셜미디어, 드론, 모빌리티, 전기차, PC 컴퓨터, 메타버스, 로보틱스 등 다양한 기술에 대해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이야기한다. 아울러 기술에 관한 5가지(본능, 비용, 경쟁, 문화, 시간의 법칙) 법칙을 소개하며 이제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고 강권한다.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일상의 흔한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무인 계산대만 있는 마트, 애플리케이션(앱) 없이는 부를 수 없는 택시, QR코드 메뉴밖에 없는 식당 등. …… 우리 곁의 비대면화, 자동화는 착착 진행 중이다. …… 스마트폰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2030세대도 과연 스마트폰의 기능 중 몇 퍼센트나 활용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거기에 집약된 모든 기술을 꼭 이해해야만 쓸 수 있다는 법이 어디 있던가? 몰라도 잘만 쓰지 않는가? 사실 원래부터 그랬다. 자동차의 작동원리를 모르고 운전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디스플레이 테크놀로지를 몰라도 올레드 TV를 즐기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러니 AI 또한 자동차나 텔레비전을 대하듯 하면 된다. …… 기술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도구일 뿐이다. 그게 이 책의 핵심이다. 나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신기술을 살펴보고 이들을 관통하는 법칙을 습득하길 바란다. 디지털 시대의 본질을 파악해 중심을 잡기를 원한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모르면 배우면 되는 거다. - 「기술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중에서
역사적으로 새로 등장하는 기술은 항상 기회이자 위협으로 간주 되었다.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이 대표적인 예다. 제1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이 시기는 수많은 자본가를 탄생시키며 시장경제를 꽃피웠다. 그러나 증기기관을 이용한 공장생산체제의 개막은 노동 계층에겐 고난의 시작이었다. …… 실직과 임금 삭감의 공포가 삽시간에 퍼졌다. 공포는 곧 분노로 바뀌고, 분노는 이내 계급투쟁을 불러왔다. 투쟁의 대상은 자본가, 투쟁의 방식은 그들의 집에 불을 지르고 소중한 기계를 파괴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폭동이었다. 이것이 우리가 잘 아는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이다. 그러나 러다이트 운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영국 정부가 폭동을 일으키고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사형 등의 가혹한 벌로 다스리자 운동은 빠르게 정리되었다. …… 같은 시기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도 테크놀로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당시 언론은 앞다투어 신기술을 깎아내리거나, 흘러간 옛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과거 예찬론’에 빠져 있었다. 이는 미국을 대표하는 신문 뉴욕타임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1858년 8월 최초의 대서양 횡단 케이블이 뉴욕과 런던을 연결했을 때, 뉴욕타임스는 전보를 보내는 전신(電信) 기술로 인해 뉴스의 속도가 “진실에 비해 너무 빨라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가짜 뉴스와 허위정보를 걱정하는 오늘날 어디선가 들어봄 직한 소리다. - 「인간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다」 중에서
사람들은 생각보다 다가올 미래에 대해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 대다수의 사람은 자신의 미래를 알기 위해 점이나 운세를 보는 걸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미래를 주도할 기술이 바로 앞에 있는 건 알아보지 못한다. …… 결국 인간이 기술을 대하는 태도를 들여다보면 두 가지를 깨달을 수 있다. 첫째, 기술이라고 다 같은 기술이 아니라는 점. 둘째, 기술이 내 일상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킬 때까지 사람들은 기술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아,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다. 기술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나면 당연하다고 여긴다는 거다. - 「피할 수 없는 대혁신의 흐름」 중에서
처음부터 사랑받는 기술은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신기술이 헌기술이 되어야 지탄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TV의 등장으로 라디오는 뉴스를 상업화하고 음악인과 예술가를 착취한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비디오게임 덕에 텔레비전은 아이들 교육을 방해하는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었다. 인터넷,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등 더 강력한 새 기술이 출현할 때마다 사람들은 공격의 표적을 옮겼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우리가 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기술도 과거에는 논란거리였을 수 있다. - 「본능의 법칙: 인간은 기술 변화를 두려워한다」 중에서
2021년 10월 28일. 페이스북이 하루아침에 메타로 탈바꿈하자 곧바로 어째서, 왜라는 질문이 뒤따랐다. 수많은 조롱과 야유는 덤이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너무나도 뜬금없는 변화였다.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의 팬도 안티팬도 궁금해했다. ‘마크는 도대체 뭔 생각이냐?’ …… 사실 저커버그는 딜레마를 안고 있었다. 페이스북은 애플, 구글, 아마존, MS보다 다양한 수익원이 없었다. 거기다 애플이 iOS14에 개인정보 추적 차단 기능을 도입하자 페이스북의 맞춤형 광고 사업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SNS 비지니스 모델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 메타라는 모험이 멋진 성공담이 될지 아니면 경각심을 주는 하나의 교훈(Cautionary Tale)으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래에 사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 「시간의 법칙: 기술의 가치는 미래에서 판단한다」 중에서
단순하게 설명하면 인공지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약인공지능(Weak AI), 강인공지능(Strong AI), 초인공지능(Super AI)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AI는 모두 약인공지능이다. …… 세 가지 유형 중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AI는 뭘까? 여러 전문가는 초인공지능을 꼽는다. 이론적으로 초인공지능은 의식이 있는 AI다. 여기서 의식이 있다는 건 자아와 주체성을 갖는 존재라는 말이다.
…… 하지만 전문가들이 모두 한목소리로 인공지능 종말론을 외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이런 우려가 너무 과장되었다는 반박도 많다. 얀 르쿤(Yann LeCun) 뉴욕대 교수와 앤드루 응(Andrew Ng)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존재하지도 않는 위협에 대해 걱정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견해다. 흥미롭게도 이 둘은 AI 4대 석학의 나머지 두 구성원이다. 결국 AI 4대 석학 4명 중 반은 인공지능이 위험하다고 하고 나머지 반은 아니라고 하는 상황이다. - 「위험한 AI보다 더 위험한 사람들」 중에서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는 누구에게나 편리하게 열려있어야 한다. 택시를 부르는 앱, 장을 대신 봐주는 서비스, 직접 가지 않아도 화상으로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강의 등은 이용자의 나이를 따져서는 안 된다. …… 스마트폰 보급률을 못 따라가는 이용 능력, 즉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로 표현되는 21세기 문해력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디지털 대전환은 불가능하다. 어르신들이 기술과 기계를 편히 다룰 수 있을 때야말로 진정한 ‘사람이 중심인 제4차 산업혁명’이 가능해진다. 아무리 사람이 기술보다 중요하다고 백날 떠들어 봐야, 하물며 기술과 기업이 나쁘다고 욕을 해도 우리는 아날로그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 결국 디지털 격차는 불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 전체의 위기로 이어진다. 디지털 약자가 낙오자가 되지 않도록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역량 교육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까닭이다. - 「노인을 위한 키오스크는 없다」 중에서
퇴사를 문자로 조용히 통보하기, 헤어지자는 말을 카톡으로 하기, 명절 인사는 물론 생일축하 메시지와 선물도 메신저로 보내기 등. 이런 게 편한 걸 누군들 모르겠는가?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데 의리와 도리는 없을지언정 예의마저 빠져서는 곤란하다. 아무리 비대면이 편한 시대라고는 하지만 직접적인 만남과 대화를 무시한 채 살 수는 없다. 언제까지 ‘카톡왔숑~‘으로만 소통할 것인가? 이는 인간답게 사는 게 아니다. 하지만 길어진 팬데믹 때문에 홀로 지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많은 사람이 이 단순한 사실을 잊어버린 듯하다. 특히 ‘코로나 셀프 타임’은 확실히 텍스트나 앱으로 소통하는 MZ세대의 습관을 더 강화시켰다. …… MZ세대의 할아버지·할머니가 키오스크 때문에 어렵고 두렵고 부끄럽다면, 그들의 손자·손녀는 사람과 교류하는 법을 다시 익혀야 하는 스트레스와 싸우고 있다. 사람이 기술에 맞추는 사회는 이렇게 디지털에 친숙한 인간도 바보로 만든다. 참으로 기묘한 세상이다. - 「전화 통화가 두려운 MZ세대」 중에서
알파세대는 2010년생부터 2024년생을 뜻한다. 앞 전 세대가 영어의 마지막 글자인 ‘Z’로 불리듯 이들은 고대 그리스 알파벳의 첫 글자인 ‘α(알파)’로 알려졌다. …… 알파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은 디지털에서 출발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온 이후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갓난아기 때부터 유리, 안경, 거울 등을 터치스크린으로 인식하고 손가락으로 누른다. 태어나서 처음 한 말이 엄마, 아빠가 아닌 AI 제품명일 수도 있다. 실제로 2018년 영국에선 18개월 된 아이가 아마존의 AI 스피커 ‘알렉사’부터 외쳤다고 한다. …… 어떻게 해야 알파세대를 중독, 가짜뉴스, 따돌림, 괴롭힘, 성인물, 도박, 폭력 콘텐츠 등으로부터 지킬 수 있을까? 정답은 디지털 리터러시다. 앞서 기성세대와 키오스크에 대해 설명할 때도 등장했지만 디지털 리터러시는 올바른 디지털기기 활용법과 온라인상에서의 건전한 활동 방법을 가르쳐주는 ‘디지털 문해력 교육’이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설치할 때, 온라인에서 뉴스를 볼 때 등 디지털 환경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거다.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얻게 된 정보의 신뢰성은 어떻게 분별하며, 다양한 결과를 도출해내 소통하는 능력을 기르는 거다.
단순히 컴퓨터 하드웨어를 다루는 숙련도 교육이 아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지식을 건전하게 습득하고 활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21세기 문해력 학습이다. - 「알파세대, 술과 인터넷은 어른에게 배워라」 중에서
위대한 착각, 올바른 미래 | 박대성 지음 | 인북 | 312쪽 | 1만98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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