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처럼…‘후계자’ 이강인, 22세에 챔피언스리그 데뷔 골

AC밀란 전 득점 직후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는 이강인. AP=연합뉴스

‘골든 보이’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강인은 26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AC밀란(이탈리아)과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후반 24분 교체 출전해 경기 종료 직전 득점포를 터뜨리며 소속팀 파리생제르맹(PSG)의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이강인의 골은 PSG가 2-0으로 앞선 후반 44분에 나왔다. 워렌 자이르에메리의 컷백 크로스를 팀 동료 곤살루 하무스가 뒤로 흘리자 아크서크 부근에서 이강인이 왼발 땅볼 슈팅으로 연결해 골 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의 발을 떠난 볼은 상대 골대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데뷔 골을 터뜨린 직후 팀 동료 곤살로 하무스(오른쪽)와 기쁨을 나누는 이강인. AP=연합뉴스

지난 7월 PSG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이 공식전 12경기 만에 넣은 마수걸이 골이자 생애 첫 유럽 챔피언스리그 데뷔 골이기도 했다. 득점 직후 이강인은 팀 동료들과 얼싸안고 환호하며 기쁨을 마음껏 발산했다.

경기 후에는 PSG 동료들의 축하 인사가 이어졌다. 에이스 겸 간판 스타 킬리안 음바페는 이강인의 얼굴을 감싸 쥐며 활짝 웃었다. 수문장 잔루이지 돈나룸마도 이강인을 안아주며 격려했다.

이강인은 만 22세 8개월에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서 득점을 신고해 대표팀 선배 손흥민(토트넘)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독일) 소속이던 지난 2014년 10월 벤피카(포르투갈)와의 경기에서 한국인 챔피언스리그 최연소 데뷔골을 터뜨린 바 있다. 당시 나이가 22세 3개월이었다. 경기 수 기준으로는 이강인이 앞선다. 손흥민이 챔스 무대에서 10경기 만에 첫 골을 맛본 반면, 이강인의 첫 골은 7경기 만에 나왔다.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이강인. 후반 교체 출전해 출장 시간은 20분에 그쳤지만 감각적인 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AFP=연합뉴스

이강인은 발렌시아(스페인) 소속이던 지난 2019년 9월 18세 6개월에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데뷔전을 치러 한국인 최연소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AC밀란전에서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93%를 기록하며 후반 중반 이후 소속팀의 볼 흐름을 주도했다. 15차례 패스를 시도해 그중 14번을 성공시켰다.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기도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볼을 지켜내는 특유의 키핑력이 유럽의 강호 AC밀란을 상대로도 어김 없이 발휘됐다.

경기 후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은 이강인에게 평점 7.6점을 매겨 짧지만 굵은 활약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교체 선수 중 최고 득점이자 출전 선수 중 4번 째로 높은 점수다. 소속팀 PSG 또한 구단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첫 골’이라는 멘트와 함께 하트 이모티콘을 게시해 이강인의 데뷔 골을 축하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