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도착한 선물보따리…하나씩 풀어보기 [이슈N전략]
[한국경제TV 유주안 기자]
<앵커> 이번주 내내 윤 대통령의 사우디, 카타르 국빈방문과 더불어 전해진 호재들로 주식시장 관련주들이 뜨겁게 반응했습니다. 증권부 유주안 기자와 하나씩 짚어보기 전에 먼저 전반적인 내용 정리해볼까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을 위해 지난 21일에 출국, 4박 6일의 중동 순방길을 마치고 오늘 오전 귀국 예정입니다. 주말부터 계속해서 뉴스들이 쏟아지고 관련주들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도 반응했는데 ,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나흘간 방문한 사우디에서 윤 대통령은 작년에 방한한 바 있는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과 오찬 일정을 진행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회장 등 130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포럼에 참석했습니다.
이어 방문한 카타르에서는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국왕과 정상회담과 국빈 오찬 등을 함께 하고 동행한 59명의 경제 사절단과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습니다.
대통령실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우디, 카타르 방문을 계기로 60건 넘는 계약과 양해각서(MOU)가 체결됐고, 이에 따라 기대되는 두 나라의 대 한국 투자규모가 27조원에 달합니다.
<앵커> 하나씩 짚어볼게요. 먼저 방문한 사우디에서 반가운 소식이 다수 전해졌는데, 어떤 소식에 가장 관심이 가나요?
<기자> 기존 수주 실적이 많은 건설과 방산을 포함해 수소 등 에너지, 자동차, ICT 등 분야에서 호재들이 들려왔습니다.
먼저 에너지 안보 협력 소식입니다. 향후 사우디와 우리나라가 공동으로 원유를 비축하기로 했는데, 최근 전쟁 등으로 유가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 에너지가격 안정화과 공급망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원화 2조원 규모에 달하는 아람코의 초대형 가스 플랜트 증설 프로젝트인 '자푸라 가스 처리시설 2단계 확장 공사'를 수주했습니다
또한 한전, 포스코, 롯데 등이 청정암모니아 국내 도입을 위해 사우디 아람코와 사업참여 의향서를 체결했고, HD현대오일뱅크도 청정수소 에너지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하면서 양국의 수소 분야 협력이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차는 중동에서 첫 생산거점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현대차는 사우디국부펀드(PIF)과 합작으로 조립 공장을 설립하기로 계약했는데, 오는 2026년부터 연간 5만대의 전기차와 내연차를 양산할 전망으로, 이 물량이 크지는 않지만, 지난주 우리나라가 UAE와 체결한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호재에 이어 구체적으로 중동지역에서 사업을 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 외 한국항공우주는 사우디아라비아 우주청(SSA)과 우주분야 상호 협력관계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우주 시장 개척을 위한 기술 개발과 운영, 공동 사업화, 신규 스타트업 투자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네이버의 수주 소식도 눈에 띄었어요.
<기자> 사우디는 국가 차원으로 스마트시티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데, 네이버가 사우디 스마트시티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사물을 가상세계에 동일하게 3차원(D) 모델로 구현해,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분석과 예측 작업을 하는 기술입니다. 네이버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앞으로 5년간 수도 리야드를 포함한 5개 도시에서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구축·운영하는 내용의 사업을 수주했고요, 금액으로 1억 달러, 한화 약 134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외 KT가 현대건설 등과 사우디 디지털 인프라 발전과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 인터넷 데이터센터와 스마트시티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들을 통해 볼 때 과거 건설 분야에서 이룩한 중동붐과 같은 제2의 중동붐이 기대되는 상황인데, 과거에 비해 분야가 다양해지고 첨단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이후 방문한 카타르에서도 수주 소식이 여럿 전해졌지요?
<기자> 규모면에서 가장 큰 수주는 HD현대중공업이 카타르에너지와 맺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17척 건조계약 체결 소식입니다. 39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5조원에 해당하는 큰 돈으로, 대통령실 설명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도 가격협상을 진행중이어서, 앞으로 더 큰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우리 주식시장에서 뜨겁게 반응한 부분중 하나가 스마트팜이었는데,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가 전해진 건 아니지만 두 나라가 스마트팜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를 개정해 협력하기로 했고, 윤 대통령이 앞으로 수출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발언함에 따라 관련주들이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카타르에서는 에너지, 발전 분야, 플랜트, 금융과 함께 자율주행, 의료 등 분야에서 MOU가 체결됐습니다.
<앵커> 우리기업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인데, 사우디와 카타르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국내 기업들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고 있는 배경이 무엇인가요?
<기자> 중동 지역은 탈석유를 최대 과제로 두고 있습니다. 일례로 사우디 정부가 추진중인 네옴시티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는 포스트 석유 시대에서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입니다.
그동안 번 막대한 오일 머니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과정에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규모를 따지지 않는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들 국가들이 추구하는 신에너지, 디지털, 문화콘텐츠 등 분야가 바로 대한민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은 분야이다보니 수혜가 부각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지난해부터 미 인플레감축법(IRA)이 시행되는 등 각국의 자국 보호주의 강화하는 상황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지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이 장기에 걸쳐서 진행이 될 걸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정학적, 외교적 환경이 뒷받침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중동지역 한켠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는 정상급 외교를 통해 이 지역에서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고 있는데, 전쟁의 양상에 따라 중동지역의 기류가 달라질 수 있고, 국내 경제까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기에 정부의 외교정책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중국도 판의 변수로 손꼽힙니다. 중국이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면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다보면 기업들 진출 역시 덩달아 늘어나게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중동 시장을 두고 우리 기업들과 경쟁하는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잘 들었습니다. >
유주안 기자 ja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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