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 시향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협연…지휘도 겸해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26일과 28일 잇달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과 협연 무대를 선보인다.
26일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의 정기연주회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협연한다. 김선욱은 지휘를 하면서 피아노 연주를 겸할 예정이다. 1부 협연 무대를 마친 뒤 2부 공연에서는 온전히 지휘만 맡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죽음과 변용',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 모음곡을 연주한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은 1785년 모차르트가 피아노 협주곡 20번을 완성한 지 한 달 만에 작곡한 곡이다. 자신이 개최하는 '예약 연주회'에서 직접 연주하기 위해 곡을 썼으며, 본인의 독주 협연으로 초연됐다. 독주자의 기교를 과시하면서도 오케스트라와 독주 악기의 앙상블과 실험적인 조성의 변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2악장은 1967년 개봉한 스웨덴 영화 '엘비라 마디간' 주제음악으로 사용되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곡은 총 3악장으로 경쾌하고 화창한 분위기의 1악장과 우수에 젖은 2악장이 대조를 이루고 있으며, 마지막 3악장에서는 피아노가 카덴차에 도달하고 비상하듯 상승 음계로 화려하게 마무리된다.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중 두 번째 작품인 '죽음과 변용'은 슈트라우스가 '아주 높은 이상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던 한 예술가의 죽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작곡한 곡이다. 죽음을 앞둔 인간의 물리적, 심리적 변화를 밀도 높게 묘사하고 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작품은 죽음과 마주한 병자의 모습을 '라르고(Largo)'로 표현하며,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과 찬란했던 과거의 모습을 회상하며 죽음 뒤의 세계를 묘사하는 서사 구조로 음악이 전개된다.
오페라 '장미의 기사'는 슈트라우스가 파격적인 소재의 '엘렉트라'와 '살로메' 다음에 내놓은 유쾌하고 재치 있는 모차르트의 희극 같은 오페라다. '장미의 기사' 모음곡은 슈트라우스 특유의 색채감과 독창성이 풍부하게 담긴 작품으로 3막의 '광란의 왈츠'와 2막의 '오크스 남작의 왈츠' 등 인기가 높았던 두 편의 왈츠를 포함해 오페라에 사용된 노래와 음악으로 구성된다.
김선욱은 28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 실내악 공연에도 참여해 프랑스 작곡가 세자르 프랑크(1822~1890)의 피아노 오중주를 연주한다.
프랑크가 파리음악원 오르간 교수로 재직할 때 남몰래 사랑한 제자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좌절과 분노를 담은 곡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크는 이 곡을 카미유 생상스에게 헌정했으며 1880년 생상스가 피아노를 맡아 초연됐다. 실내악곡으로는 보기 드물게 하나의 주제가 계속해서 등장하면서 전체 악장을 관통하는 '순환 주제'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전체 3악장으로 이뤄져 있다. 격렬하고 비통한 현악 주제로 시작해 피아노의 가슴 시린 선율이 이어지며, 차분하고 절제된 분위기를 띠다가 격정적인 코다 변주를 보여주며 풍부한 사운드로 마무리한다.
서울시향은 김선욱과의 협연 무대 외 슈베르트의 현악 삼중주, 모차르트의 플루트 사중주 1번도 연주한다.
슈베르트의 현악 삼중주는 1816년 슈베르트가 교직을 그만두고 절친한 친구 프란츠 쇼버의 집에서 완성한 작품이다. 슈베르트의 기악곡 상당수가 미완성으로 끝났던 것처럼 1악장과 불완전한 2악장으로 구성된 작품이지만 슈베르트의 음악적 비전을 담은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이 곡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1악장은 서정적이고 온화하며, 소나타 형식을 비교적 충실히 따르고 있다. 모차르트 플루트 4중주 1번은 모차르트가 같은 편성으로 남긴 네 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하다. 플루트에 3개의 현악기로 구성된 독특한 편성으로 단순한 형식에 플루트가 독주 파트의 선율을 구사하는 작은 협주곡 성격을 띠고 있다. 관악기와 현악기가 이루는 대조적인 사운드와 음색이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며, 세 악장 모두 심오한 악상이나 까다로운 기교보다는 비교적 단순한 짜임새로 편안한 느낌을 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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